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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 같은 이야기: 롤러코스터 [한여름]

by 길고영

하나/둘은 초반을 의미하는 숫자이다. 셋/넷/다섯/여섯은 중반을 의미하는 숫자로 시옷 받침이 들어간다. 일곱/여덟/아홉은 후반을 의미하는 숫자에는 비읍 받침이 들어간다.

어제에서 오늘로 나이 든 나에게 새로운 인간관계는 어떤 걸 의미할까? 과거에 겪어본, 내가 정의한 사귐의 패턴을 반복하는 관계일까?

어린 시절 텅 빈 애버랜드에서 신나게 놀았던 적이 있다. 한 가지 놀이기구를 타고 또 탔다. 처음 탈 때 느꼈던 짜릿함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서였다. 한 번이 어렵고 재미있지, 거듭된 자극은 다음을 예측가능하게 했다. 그때의 나는 중력을 더 혹은 덜 느끼려 몸을 이리저리 움직였던 것 같다.

인간관계라는 롤러코스터. 이제는 예측가능한 영역이라 여겼던 곳. 그때의 옴짝달싹처럼 작은 노력으로 충분히 무뎌졌다 여긴 것.

무뎌진 것에 새로움이란 '맛'이 추가된다.
어느 누구의 의도도 없었던 .
하지만 오롯이 나에게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라 믿고 싶은 것.

준비한 말을 곱씹고 또 곱씹는다.
지금의 감정을 전달하면 나는 바닥으로 추락할까.
아니면, 그 선택으로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에 들어선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 고민한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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