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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 같은 이야기: 갈비뼈 [초여름]

by 길고영

다시, 달뜬 상태에 들어선 걸까?

가족에겐 절대 들키고 싶지 않은 이 상태. 실로 오래간만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가족을 이룬 지 오래된 나.

흔들린 순간은 25년 전, 10년 전, 7년 전, 그리고 지금. 정확히 7년 만이다.


그 사이, 더 이상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없는 사람이라 여겼다.

세포가 다 죽은 줄 알았다.

들키지 않은, 혼자만 달뜬 상태로 들어선 상황.

정신적 외도라고 해도 될까.


어젯밤, 갈비뼈 한쪽이 저릿하게 아팠다.


아이돌도, 애니 주인공도, 종교 지도자나 정치인에게도 목을 매 본 적 없었기에

이 감각이 오히려 낯설고 반가웠다.


예전엔 단점이라고 생각했던 성격 덕분에

이 감정을 더 오래 붙든다.

한 장면을 곱씹는 버릇.

그 안에 녹아든 흑역사들....

말실수. 무표정한 얼굴. 어긋난 타이밍…


하지만 이젠, 그 곱씹음이야말로 달뜨게 했던 순간들을 되살리는 재능처럼 느껴진다.

말투, 손짓, 눈빛이 기억 속에서 또렷이 되살아난다.


그 감각을, 7년 만에 다시 느낀 나는 앞으로도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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