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양작가 Dec 01. 2019

직원을 바보로 만드는 리더의 편견

직원의 진실된 모습을 보기 어려운 대표님께 보내는 메세지


왜 우리는 잘못 평가할까?


 작은 조직이어도 평가는 존재한다. 공식적인 평가 프로세스가 없어도 평가는 끊임없이 이루어 진다. 바로 대표님 마음속 평가다. 평가 반드시 해야한다. 그리고 하려면 제대로 해야한다. 직원에 대한 평가가 잘 못될 경우 조직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아래는 한 조직에서 있었던 중간관리자에 대한 대표님과 직원들의 평가다.


대표님 평가 : 김과장은 헌신하고 배려 많은 직원이고, 영어도 잘하고 위에 사람이 시킨 것 불평불만 없이 그대로 잘하는 능력 있는 친구다. 개발에 대한 지식이 풍부해서, 개발자들에게 좋은 코딩 방법론을 제안하는 걸로 알고 있다. 책도 많이 읽고 해서 개발하는데 있어 좋은 지식을 공유한다. 성격도 호탕하고 시원시원하다. 김과장이 지시하면 직원들이 별 불만없이 토도 안달고 그대로 실행하려고 한다.


직원들의 평가 : 아랫사람들에게 폭언과 고함을 일삼았고, 아침에 자기에게 인사를 안하면 조용히 불러내서 태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등 꼰대 행동으로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자기 전문분야가 아닌 개발업무에 대한 부분이 심각했다. 코딩에 대한 수준이 매우 낮음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어떤 책에서 읽은대로 코딩을 짜는걸 강요했다. 그렇게 시키는 대로 했는데, 막상 알고리즘이 작동을 안하자 개발자들이 무능해서 그렇다고 책임을 떠 넘겼다. 회의시간에 김과장 의견에 비판이라도 하면, 태도가 글렀다고 욕을 한다. 최근 직원들 퇴사의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했다.


이렇게 평가가 극명하게 나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대표와 직원의 입장차가 다르니까 아니면, 김과장이 대표 앞에서 하는 행동과 뒤에서 하는 행동이 다르기 때문일 수 있다. 실제로 누가 맞았는지는 모른다. 어쩌면 둘다 틀렸을 수 있다. 진실은 저 너머에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건 대표와 직원들 모두 또는 두 그룹중의 한 그룹은 틀렸다는 것이다. 왜 이렇게 평가가 나뉘는 걸까? 심리학자 존달리와 폴그로스의 실험은 이에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확증 편향의 

  

피실험자들에게 한 어린아이가 시험을 치르는 비디오를 보여주면서 한 그룹에게는 그 아이가 상류층 자녀라고 하고 다른 그룹에게는 하위계층 자녀라고 했다. 그리고 그 아이의 시험 결과를 제시하고 학업능력을 평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피실험자 자신들이 평가하는 아이가 상류층 자녀라고 들은 경우 아이의 학업능력을 높게 평가한 반면, 하위층 자녀라고 들은 피실험자들은 낮게 평가했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이 두 그룹의 피실험자들이 판단 근거로 삼은 시험 점수는 똑같았다는 사실이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확증편향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확증 편향은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믿음을 확인해줄 수 있는 증거만을 찾거나 반대로 이를 반증하는 증거는 무시하거나 재해석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우리는 확증편향을 갖고 있다. 김과장의 예를 들면 대표는 영어를 잘하니까 다른 부분도 잘 한다고 생각하는 걸 수 도 있고, 직원들은 꼰대 행동 때문에 다른 역량을 낮게 평가하는 경우 일 수도 있다. 문제는 이런 편향 때문에 저평가 또는 과대평가가 수시로 일어난다는 점이다. 그리고 편향은 우리도 모르게 은밀하게 형성되기 때문에 자각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정말 무서운건 대표가 지속적으로 편향을 갖을 때다. 왜냐하면 일단 대표는 인사권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ㅇ며, 조직의 끼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본래 역량을 더 못 발휘 할 수도 있다.


리더십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잠 프랑수아 만초니는 15년 동안 3000명의 상사와 부하직원 간의 관계를 관찰했다. 그들은 이를 통해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는데, 바로 아무리 일을 잘하는 부하직원이라도 상사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순간 실제로 무능해져 버린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낙인찍힌 직원들은 상사의 낮은 기대치에 맞는 성과를 내게 되고 이는 결국 개인뿐만 아니라 조직을 실패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고 한다. 이렇게 문제가 커질 수 있는게 리더의 편견이다.


과대평가도 마찬가지다. 저평가받는 것보다는 낫지만, 누군가를 좋게 평가하는 것도 그 사람에게 압박과 부담으로 작용한다. 직원에 대한 기억이 한없이 좋게만 남아있거나, 아니면 반대로 나쁜 기억들만 남아 있다면 그 기억들은 의심해볼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표 스스로 모르는 사이에 은밀하게 기억이 조작되고 대표님의 과거 경험들이 그 조작을 더 공고히 여기는 촉진제 역할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내 안에 편향성이 있다는 점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시작해야 한다.


편견 1원칙 : 스스로를 끊임없이 의심하자. 우리안에 있는 편향성을 일단 인정하고 시작해보자. 


작가의 이전글 자율은 공짜가 아니다. 두번째 이야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