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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묘한 Mar 21. 2024

기묘한 레시피 ep.031 & 와인 페어링

기묘한 애호박 캐서롤

요리는 상상의 나래이다.

가끔 식물을 왜 이렇게 잘 키우냐는 이상한(?) 질문을 받는데, 난 늘 많이 죽여봐야 한다고 기묘하게 대답한다. 솔직히 식물을 그렇게 많이 죽여(?) 보진 않았는데, 조금의 위안의 마음 플러스, 처음부터 잘 키웠다고 하면 재수 없으니까...ㅋㅋㅋ


요리도 비슷한데, 어떻게 요리를 잘 하냐고 물으면, 난 늘 많이 먹어봐서 '그냥' 하는 거라고 답한다. 사실 식물을 많이 죽여보면 (혹은 잘 살려보면) 각각의 식물들이 원하는 물 마시는 주기와 햇살의 강도와 바람의 정도를 자연스레 학습하게 된다. 요리도 많은 음식들을 접해보면 각 재료들의 맛, 향, 식감, 형태, 소스의 배합 등을 경험하게 된다. 거기에 어떤 상상력을 더하느냐가 식물 키우기와 요리하기의 다른 점일 수 있겠다. 내 입맛, 함께 먹는 사람들의 취향, 페어링 하는 와인의 스타일, 그 자리의 특성 등에 따라 재료의 크기나 써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고, 향신료의 종류나 양이 달라질 수 있다. 계절에 따라 제철 재료를 더할 수도 있고, 주머니 사정에 따라 메인 재료가 바뀔 수도 있다. 상상이 가득한 나만의 놀이.


땡스기빙 때 초대받은 어느 미국 가정집에서 먹은 고구마 캐서롤은, 여행 중에 어느 시골 레스토랑에서 먹은 짭조름한 소시지가 들어가 있던 소시지 캐서롤은, 이렇게 여름이면 꼭 생각나는 나만의 여름 채소 캐서롤로 탄생하게 되었다. 먹고 싶어도 파는 곳이 없으니 내가 하는 방법밖에 없는 기묘한 애호박 캐서롤. 이렇게 애호박, 양파, 파프리카, 당근 등의 채소들이 제철을 맞이하는, 가만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여름날에 돌리는 오븐의 맛은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아는 특별한 맛이다. 한두 번 죽여보고 새로 들인 식물이 싱그럽고 단단하게 잘 살아내는 그 경험을 해 본 사람만이 아는 맛처럼.


<기묘한 애호박 캐서롤>


A. 기본 재료: 애호박 4개, 양파 2개, 당근 1개, 파프리카 컬러별 1개씩, 마늘 5알, 소금, 후추

+ 양배추, 가지, 브로컬리, 컬리플라워, 햄, 소시지, 닭가슴살, 참치 등등 원하는 재료 무엇이든


B. 빵 반죽 재료: 우유 300ml, 달걀 3개, 올리브오일 30ml, 밀가루 90g, 베이킹파우더 10g, 넛맥 한 꼬집, 클로브(정향) 한 꼬집, 생 딜 한 주먹, 경성/반경성 치즈(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빈티지 체다 등) 150g


C. 소스 재료: 요거트 3Ts, 마요네즈 2Ts, 레몬 1/2개, 생 딜 반 주먹


A 순서

1. 애호박은 반달로 썰고 소금에 절여 둔다.

2. 양파는 채를 썰어 오일을 두른 팬에 볶고 접시에 덜어 둔다.

3. 당근은 반달로 썰고 2의 팬에 살짝 볶다가 뚜껑을 닫고 중불에서 찌듯이 익힌다.

4. 타지 않게 중간중간 뒤적이고 역시 따로 덜어 둔다.

5. 파프리카는 채를 썰어 소금, 후추 간을 하여 중불에서 볶아 덜어 둔다. 수분이 많아 오일을 넣지 않아도 볶을 수 있다.

6. 1의 애호박은 물기를 꼭 짜고 오일을 두른 팬에 볶는다.

7. 마늘은 편 썰어 6에 넣고 뚜껑을 닫고 중불에서 찌듯이 익힌다.


B 순서

1. 달걀을 풀어 우유를 더해 섞는다.

2. 밀가루와 베이킹파우더는 체를 쳐 1에 넣는다.

3. 오일을 더해 섞다가 챱한 딜과 넛맥, 클로브를 넣어 반죽을 완성한다.

4. 치즈는 갈아내어 따로 준비한다.


A+B 순서

1. 오븐을 180도로 예열한다.

2. 오븐 그릇에 1의 채소를 켜켜이 쌓고 B의 반죽을 붓는다.

3. 간 치즈를 2 위에 충분히 올린다.

4. 40분 정도 오븐에서 굽는다.


C 순서

1. 레몬은 즙을 내고 요거트, 마요네즈와 섞는다.

2. 딜은 챱하고 1과 섞는다.


A+B+C 순서


1. 다 구워진 캐서롤은 개인 접시에 덜고, 소스를 함께 서브한다.


- 기묘한 딜 짜즈키 (기묘한 레시피 ep.014)를 곁들이면 더욱 건강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다.

반죽에 생 딜을 한가득 넣는다. 그 풍미란-

채소들은 가득-

컬러풀-

치즈도 가득-

완성-

딜 요거트 소스와 함께-

채소는 원하는 것들로-

컬러감이 많으면 식감도, 보기에도 좋아요-

치즈역시 원하는 것들로 자유롭게-

이렇게 식용꽃을 올려도 좋고요-

예쁘죠? :)

뚝딱 만들어 손님 초대 요리로-

기묘한 와인 페어링: 온갖 채소와 치즈 조합의 기묘한 애호박 캐서롤은 붉은 과실향이 사랑스럽게 나는 갸메 100%의 로제 와인, 흰 꽃향과 좋은 산미, 아름다운 버블을 가진 블랑드블랑 샴페인, 은은한 허브향이 매력적인 피노 그리지오, 진한 치즈를 얹었다면 상큼한 산지오베제, 갸메 등의 로제도 아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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