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굴절임 파스타
봄날의 낮과 밤 같은 기묘한 파스타
2022년에 가장 놀라웠던 일 중 하나가 떡볶이와 어묵탕 밀키트의 존재 사실이었다. 그렇다. 우리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다. 난 거기에 도태된 인간이고.
굴절임(기묘한 레시피 ep.004)을 정성 들여 만들어 두면 그래도 나름 요즘(?) 사람처럼 요리가 가능하다. 그야말로 3분 요리, 그것도 원팬으로. 그렇지만 너무나 근사한.
굴 못 먹는 친구들도 굴의 매력에 빠지게 한 굴무침(기묘한레시피 ep.001)과 굴절임(기묘한레시피 ep.004)은 나에게도 주변인들에게도 이제는 아주 소중한 겨울 요리가 되었다. 게다가 이 기묘한 굴 파스타는 굴절임 이외에 들어가는 허브만 본인의 입맛에 맞게 선택을 한다면 한식처럼, 중식처럼, 양식처럼 분위기를 낼 수 있다. 페어링 할 수 있는 와인도 더 늘어나는 건 또 다른 장점이고.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른 봄날의 낮과 밤 같은 나처럼 많은 얼굴을 가진 기묘한 파스타.
마음에 든다, 몹시.
재료: 기묘한 굴절임 (원하는 만큼), 스파게티 면, 쪽파 반 줌 (혹은 미나리, 고수, 이탈리안 파슬리 크게 한 줌),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 1Ts, 레몬 (1/4~1/2 개), 마늘 (한 줌. 이미 마늘이 굴절임에 많이 들어가 있지만, 우리는 마늘의 민족이니까!), 방울 토마토 5알 (혹은 토마토 반 개)
+ 크러쉬드 레드페퍼
+ 제주 유기농 레몬의 레몬필
- 원팬으로 한다.
1. 넓은 후라이팬/웍에 물을 끓여 소량의 소금을 넣고 면을 삶는다.
2. 면 삶는 권장 시간에서 1분 전에 면수를 한 컵 남겨두고 버린다.
3. 굴절임을 양껏 넣고 어느 정도 면과 굴절임이 비슷한 온도에 올 때까지 볶는다.
4. 중간중간 면수를 넣어 면을 촉촉하게 유지하며 볶는다.
5. 불을 끄고 면수와 굴절임의 오일이 크림화될 때까지 빠른 속도로 팬을 뒤적여 만떼까레 시킨다.
6. 그릇에 예쁘게 담고 원하는 허브를 더한다.
- 쪽파라면 송송 반 주먹, 미나리, 고수, 파슬리라면 한 입 크기로 썰어 크게 한 줌 플레이팅 한다.
7. 올리브오일을 둘러주고, 레몬을 먹기 직전에 뿌린다.
- 마늘을 좋아한다면 한 줌 정도 편을 썰어 2에서 비어있는 팬에 오일을 두르고 마늘을 볶다가 면과 굴절임을 더한다.
- 대파를 쓴다면 마늘을 볶을 때 함께 넣는다.
- 쪽파를 곁들이면 알싸하면서도 상큼함을 주고, 미나리는 한식 느낌, 고수와 대파는 중식 느낌, 이탈리안 파슬리는 양식 느낌을 주어 선택하는 허브의 종류마다 다른 뉘앙스로 먹을 수 있다.
- 좋은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마지막에 더한다면 신선한 오일의 향과 부드러운 맛이 더해진다.
- 레몬은 굴과 궁합이 아주 좋다. 살균 작용뿐 아니라 굴의 비릿함을 잡아주면서도 굴 특유의 감칠맛을 극대화시켜 준다. 굴이 가진 철분의 흡수를 돕는 역할도 해 영양적인 면에서도 좋은 파트너이다. 기묘한 굴 파스타의 킥은 레몬과 다양한 허브에 있으니 꼭 곁들여 먹는다.
* 비타민 폭탄 파스타.
- 굴: 비타민 E
- 올리브 오일: 비타민 E
- 고수: 비타민 K
- 페퍼론치노: 비타민 A
- 토마토: 비타민 A, B1, B2, C
- 마늘: 비타민 B6, 비타민 B1 흡수에 도움(알리신)
- 레몬: 비타민 C
기묘한 와인 페어링: 보통 생굴은 샤블리와 마리아쥬한다. 꼭 생굴과 샤블리가 아니더라도 전체적으로 굴은 파삭한 화이트와 매칭하는 경우가 많지만, 굴절임 파스타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쫀득하고 바다내음 깊은 굴절임와 다양한 향신채가 더해진 파스타는 선택하는 향신채에 따라 와인 페어링도 달라진다. 알싸하면서도 상큼함을 주는 쪽파를 넣었다면 언오크드 샤르도네를, 미나리를 넣어 한식 느낌을 내었다면 샤르도네, 피노 누아, 피노 뫼니에가 블렌딩 된 로제 샴페인을, 고수와 대파를 넣어 중식 느낌을 내었다면 향신료 향 뿜뿜하는 피노 누아나 산도가 좋은 드라이 (혹은 오프 드라이) 리슬링을, 양식 느낌의 이탈리안 파슬리를 썼다면 가벼운 바디감에 꽃과 허브향이 싱그러운 이탈리아의 피노 그리지오나 살짝 스파이시한 알자스 피노 그리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