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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소망의 닻을

by 광규김 Feb 25. 2025

1.

저는 여러분에게 소망의 닻을 내리라고 하고 싶습니다. 언제나 있어온 믿음과 사랑이란 벗들과 함께 소망은 우리의 마음속에 가라 앉습니다. 


2.

소망은 닻입니다. 배에 달린 무거운 쇳덩이인 닻은 파도가 치는 바다 위로 조용히 침잠하여 가장 깊은 바닥에 닿는다. 소망은 그렇게, 우리 마음이란 바다에서도 가장 깊은 곳으로 들어갑니다. 마침내 내 존재의 가장 밑바닥에서 조용히 자리를 지킵니다.

그래야만 여러분이 버틸 수 있습니다. 닻은 그저 그 자리에 내려가 있을 뿐이지만, 이를 통해 배는 한 자리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소망이 그렇습니다. 마음의 표면이 아니라 심부로 들어가야만 여러분이란 존재가 어느 곳에든지 머물 수 있고, 그래야만 그대가 살아갈 수 있습니다. 


3.

 소망을 품은 사람은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닻처럼, 소망은 진실로 눈에 보이지 않지만 소망을 품은 이들은 언제나 안정감 있게 보입니다. 소망의 일은 그렇게 잠겨있는 겁니다. 

소망을 애써 드러내 보여주려고 하는 사람들은, 흔들리는 자신을 감추기 위한 방어기제로 이를 들추기를 노력합니다. 그러나 애써 소망을 자랑하는 사람치고, 안정감 있게 머무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오히려 너무나 쉽게 흔들리기 때문에, 그가 지금 하염없이 흔들리기 때문에 소망을 과시하는 사람들은 작은 바람에도 버티지 못합니다.  


4.

 그러니 여러분이 소망을 붙잡고 있지 말고 소망이 여러분을 붙잡게 두어야 합니다. 여러분의 소망을 저 몰아치는 풍랑 아래로 던져 완전히 잠기게 해야 한다. 그러면 여러분은 그 바다 위를 걸을 수 있습니다. 

뭇 사람들은 그 광경을 보여 소망을 잃었다며 망연하게 있겠지만 소망을 바다 아래로 던진 사람은 알고 있습니다. 소망은 그런 것 따위에 쓸려내려가지 않는다. 바다 위는 쉴새 없이, 종잡을 수 없이 변하고 넘실거리지만, 그럼에도 바다는 나를 끌고 갈 수 없습니다. 저는 소망이 자리잡은 그 곳에서 버티며 떠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소망은 이루는 것이 아니라 지키는 것이 목적입니다. 소망은 그 자체로 소망인채로 두어도 충분합니다.


5.

 때로는 바다가 너무 잠잠해서 내가 막연한 곳에 완전히 버려진 것 같다고 느낄 때 소망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 다시 그 소망을 끌어올려 배에 걸고, 아름다운 순풍을 타고서 그대의 길로 떠날 때를 소망은 기다립니다. 그래서 소망은 한참을 기다리는 마음이고 기다리고 기다려서야 마침내 품에 안길 그런 마음입니다. 


소망은 그대가 정박한 항구에서 그대를 기다리며, 그대를 뒤집으려는 폭풍으로부터 그대를 잡아줍니다. 소망은 그렇게 그대의 여정이 사랑을 향해 맞닿을 수 있도록 소리 없이 그대를 돕는 손길입니다. 그대를 놓치지 않으며, 그대가 볼 수 없는 깊은 어딘가에서 그대를 잠잠히 기뻐합니다. 그대의 이름이 오늘 하루를 지나갈 수 있도록 시간의 험한 파도를 흘려보낼 수 있도록 말입니다.


6.

그런즉 믿음, 소망, 사랑은 여러분 안에 언제나 있을 것인데

믿음은 우리에게 소망을 꿈꾸게 하고,

소망은 그자체로 사랑으로써 누군가를&무언가를 붙잡게 하고,

사랑은 끝까지 그렇게 하나님을, 그리고 하나님의 선하심을 끝까지 믿게 합니다. 


믿음은 사랑의 다른 이름이고, 소망도 사랑의 다른 이름이니 그중에 제일은 사랑입니다. 

소망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이고, 사랑하는 사람은 소망하는 사람입니다. 


여러분 앞으로 찾아올 바람과 파도를

깊게 가라앉은 소망에 기대어

잘 견디어 지나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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