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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초지현 Aug 09. 2023

다른 방향에서의 시선

사이드턴, 플립턴

오늘은 수업말미에 턴을 배우는 날이다.


고급반에 올라가기 전에는 레일 끝에 도착을 하면 발을 딛고 섰다가 숨을 고르고 다시 출발했다. 정상적으로 호흡을 하고 출발하니 힘든지 몰랐다.


고급반에서  턴을 배우기 시작했고, 턴을 배운 이상 100미터를 쉼 없이 돌아야 했다. 그러다 보면  숨이 머리꼭지까지 차올라 입으로 쉬어지지 않는다. 머리꼭지에 맴돌던 숨을 미처 내뱉지 못해 벌어진 입속으로 꼴깍 수영장물이 들어온다. 퉤퉤

바닥에 머리카락 떠다는 거 봤는데..

어디선가 떨어져 나온 밴드가 둥둥 떠다니던 물이다.

턴을 제대로 하지 못해 호흡이 고르지 못한 탓에 자꾸 숨이 가빠오는 것이었다.




보통 수영인들이 하는 턴에는 사이드턴과 플립턴이 있다.


사이드턴은  한 손을 터치 후 비스듬히 다리를 벽 쪽으로 가져다 대어 밀면서 작용 반작용을 이용하여 반대방향으로 나가게 하는 것이다.

사이드 턴을 할 때 수영의 쉼표를 가져야 하는데 호흡과 맞지 않게 되면 수면으로 올라오기 전에 입속으로 공기대신 물이 들어오는 것이다.

발이 벽에 닿을 때까지 수면 위로 머리를 올려두고 팔이 올 때를 기다려야 한다. 처음에는 그 동작이 끊어지지 않고 머리부터 들어가는 조급함을 보였다.

매번 거센 물살을 느끼며 턴을 하다가 어느 날 기다려야 하는구나. 팔이 오는 시간 동안 숨을 쉬고 팔과 함께 머리를 숙여 웨이브로 물살을 타고 가야 하는구나를 알았다.


호흡에 필요한 공기를 얻기 위해서는 기다려야 했다.

무엇이든 조급하게 하기보다 기다렸다가 정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이드턴이 익숙해질 무렵 플립턴을 배우게 되었다.




플립턴은 물속에서 앞 구르기를 하듯 몸을 돌려 벽을 두 발로 차고 나오는 것이다.

수영선수들이 할 때는 그렇게 박력 있고 멋있어 보였는데 내가 하니 코로 물이 마구 들어온다.

코로 들어온 물은 눈까지 따갑게 했다.

거꾸로 뒤집을 때 숨을 내쉬어야 하는데 참다가 숨이 가빠 '흡'하다보면 코로 물이 들어온다.


플립턴 때의 코 따가움을 없애기 위해 수영강습을 마치고

뱅글뱅글 물속에서 앞 구르기를 여러 번 연습했다.

자유형이나 평형을 하다가 벽근처에 와서 그 속도로 절도 있게 차렷 한다. 그런 다음 머리를 숙여 발끝을 본다음 무릎을 구부려 돌면서 두발을 벽에 대고 밀어 누운 자세로 나온다.

그러는  과정에서 수면아래에서 위를 바라보게 되었는데 그때 어! 반했다.

천천히 돌면서 내 코에서 나가는 숨이 만들어내는 물속 공기방울이 퍼지는 수면아래를 계속 바라봤다.

그때 바라본 수면에 반해서 더 깊은 물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었다.

그래서 스쿠버를 도전하게 된 이유도 있다.





공기 속에서 일어나는 빛의 굴절과 반사로 모든 사물을 보다가 물속에서 보이는 또 다른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왔던 것이다.

물속에서는 공기 중에서 보는 것보다  더 크게 보이고, 더 가깝게 느껴진다.

게다가 거꾸로 보이는 수면이 오롯이 나만의 경계로 빛이 모아진 느낌이었다.

그렇게 물속에서는 나의 감정이 더 커졌고 더 진하게 느껴졌다. 산책하듯 물속에서 수영하고 있다 보면 어느새 근심이 수면에 닿은 물방울처럼 터졌다.



그렇게 플립턴의 매력을 알아가던 찰나 선생님께서 또 새로운 턴을 가르쳐주신다.

'롤오버턴'이라는 일명 배영턴이다.

이건 아직 한 번도 성공을 못했다. 이상하고 어색하다.

요즘은 계속 레일 줄을 잡고 뒤로 뱅글뱅글 돌기 연습을 한다.

하지만 아직 벽 앞에서 롤오버턴을 해보지는 못했다.

이 녀석은 또 어떤 매력이 있어 이리 도도하게 구는지 모르겠다.

언젠가는 배영 하다가 그 자세로도 턴을 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늘 그랬듯이.








사진출처 :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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