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 잔
콜라는 투명한 유리잔에 부어질 때마다
나를 조금 놀라게 한다.
어두운 갈색 액체가 부딪히며 거품을 일으키고,
그 거품은 마치 바람처럼 금세 잔잔히 사라진다.
거기에 담긴 탄산의 울림은 짧고 빠르게 사그라들지만,
잔 속에 남은 무언가는 그보다 더 깊게, 더 오래 머문다.
한 모금을 머금으면 혀끝에 퍼지는 단맛과 씁쓸함.
탄산은 미세한 폭발처럼 입안을 스치고 지나가고,
그 순간의 생생함이 사라진 자리엔
어딘가 공허한 느낌이 남는다.
마치 짧은 기쁨 뒤에 찾아오는 묘한 적막처럼.
콜라는 종종 어떤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어린 시절 더운 여름날,
작은 가게 앞에서 마셨던 따듯하게 녹은 콜라.
혹은 깊은 밤, 고요한 방 안에서 혼자 들이켰던
차갑고 쓴 탄산의 감촉.
그것은 언제나 한순간 반짝이는 기쁨과,
그 뒤에 이어지는 허무함으로 가득하다.
잔 속의 액체는 흔들릴수록 빛을 품는다.
마치 모든 게 다 거기 있을 것처럼,
다만 그것이 입안에서 사라지는 순간,
나는 또 다른 어둠을 마주한다.
그 어둠은 갈색의 흔적 속에 남아 있다.
여러분에게 콜라는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