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우리 세상 05화

난방

사라지는 온기

by 글사

난방은 한낱 위안이었다.

차가운 방 안에서,

그것은 잠시나마 나를 붙들어 두는 핑계였다.

바깥은 여전히 겨울이고,

창문 틈새로 스며드는 바람은

끊임없이 내 안의 온기를 앗아갔다.

난방은 그저 그것을 견디게 해 줄 뿐이었다.


방 한구석의 라디에이터가 낮은 소리를 내며 숨을 뱉을 때, 나는 그것을 지켜보았다.

따뜻해지는 바닥과 손끝은 마치 거짓말처럼 느껴졌다.

이 온기는 오래가지 않을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난방은 무언가를 채우기보단,

내가 잃어버린 것들을 잠시 감춰주었다.

사라진 계절, 떠나버린 사람들, 차갑게 얼어붙은 감정들.

그것은 내게 따뜻함을 주는 동시에

그 잃어버린 것들을 잊지 않도록 했다.

마치 겨울이 끝나지 않을 것처럼.


방은 조용했다.

온기는 천천히 가라앉았고,

결국엔 남은 찬기운이 다시금 그 자리를 차지했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

난방은 내게 따뜻함이 무엇인지 상기시켰다.

그리고 동시에, 그것이 얼마나 쉽게 사라지는 것인지도.


여러분에게 난방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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