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지 않는 것
새 책상은 특유의 냄새를 품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지고 잊힌다.
냄새는 머리가 기억할 수 있는 가장 강한 감각이다.
그래서인지 빠르게 잊힌다.
언제나 강렬한 것은 오래가지 않는다.
나뭇결이 불규칙하게 나 있는 모습을 보며 동질감이 들었다.
사랑할 때도 있었고, 사랑하지 않을 때도 있었다.
찬기가 피부에 스미는 자리에서 공책을 펴고 펜을 들었다.
이유도, 명분도 없이 글을 적었다.
그날, 그녀가 우리 집에 왔다.
빨갛고 납작한 컨버스를 벗고,
불규칙한 무늬의 책상 위에
커피 두 잔을 놓고 함께 책을 읽었다.
나는 가와바타 야스나리를, 그녀는 데일 카네기를.
배가 고파 그 책상에서 밥을 먹었다.
반쯤 익은 계란과 빵, 그리고 사과.
그녀는 빨간 담뱃갑에서 손가락보다 두꺼운 담배를 물었다.
입술 끝에 걸린 연기가 피어올랐다.
그 냄새도 오래 남지 못했다.
여러분에게 책상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