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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이라이트 Mar 15. 2020

번역가로서 입지가 좀 더 탄탄해진 것 같다

2008년 1월에 일을 시작해 올해로 12년째 번역을 하고 있다. 최근에 내가 번역가로서 입지가 한층 탄탄해졌음을 느끼는 일이 있었다.


첫째, 브런치에서 심두보 작가님의 <조직의 리더라면 이 도서 목록을 꼭 확인하자>라는 글을 볼 때였다. 아마존이 꼽은 비즈니스·리더십 도서 20종을 소개하는 글이었는데 목록을 내리다 보니 내가 번역했고 현재 출간 준비 중인 책이 나왔다. 안 그래도 제목을 보고 혹시나 목록에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던 책이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라 더 내려가니까 지금 내가 번역 중인 책이 나왔다. 그러니까 20권 중에서 2권이 내 역서였다. 두 책이 무엇인지는 밝힐 수 없다. 혹시라도 출판사에서 “올 상반기 비밀 병기로 준비 중인데 역자님이 공개해버려서 김이 팍 샜어요!”라고 할지도 모르니까.


둘째, 며칠 전에 브런치 앱에서 추천해주는 글 중에 제목이 끌려서 탭한 글이 있었다. <우리의 시간관리를 방해하는 8가지 적들>. 내용이 왠지 모르게 낯이 익다. 다 읽고 나서 봤더니 내가 번역한 ⟪7일, 168시간⟫을 발췌, 요약한 글이었다.


셋째, 원래 이 글을 쓰려고 했을 때는 위의 두 가지가 다였다. 그런데 오늘 아침 브런치를 통해 메일이 한 통 왔다. 무슨 내용인가 보니 ⟪시작하기엔 너무 늦지 않았을까?⟫를 읽고 번역이 좋았다는 독자분의 메일이었다. 지금껏 번역하면서 독자의 메일을 받기는 처음이다. 감계무량했다. 나중에 내가 번역으로 상을 받으면 잊지 않고 감사 메일을 드리겠다고 답장했다. 그리고 내 맘대로 ‘팬레터’라는 라벨을 붙였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온라인에서 내 역서에 대한 서평을 찾으면 출판사 의뢰를 받고 쓴 서평 일색이었다. 그나마도 잘 안 팔려서 서평을 찾기 어려운 책도 많았다. 이제는 내가 찾지 않아도 내 책에 대한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했다. 앞으로 더 많이 들릴 것으로 기대한다. 힘들어도 10년만 버텨보자며 버티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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