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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이라이트 May 17. 2023

운동은 역시 저작 운동이지

난 날생선을 먹지 않는다. 원래는 무척 좋아했는데 간 안 좋은 사람이 상한 날생선 먹고 패혈증 걸리면 회복이 어렵대서 끊은 지 10년이 넘었다.


근데 오늘 십수 년 만에 먹었다. 처제와 쿠우쿠우에 다녀온 아내가 맛있다고 아직 날 더워지기 전에 가면 상하는 거 걱정 안 해도 될 거라 해서 아내의 말이라면 (이럴 때만) 잘 따르는 나는 오늘 점심때 다녀왔다.


십수 년 만에 먹은 초밥은 정말 맛있었다. 역시 생선은 회로 먹어야 맛있다. 입에서 녹는다는 말은 회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일부러 아침 적게 먹고 물도 거의 안 마셨다. 집을 나서기 전에 화장실 가서 속을 깨끗이 비운 후 가는 길에 속보로 몸을 달궜다.


그리고 평소에 무슨 음식이든 대여섯 번 씹고 넘기는 것과 달리 기본 50번씩 씹으며 충실히 저작운동에 임했다. 음식을 잘게 부숴야 배가 천천히 부르니까.


그래서 초밥을 서른 개쯤 먹으니까 슬슬 배도 부르고 입에서 생선 냄새가 진동해서 그때부터는 탕수육이니 피자니 기름진 요리를 갖다 먹었다.


그렇게 혼자서 1시간 20분 동안 뷔페를 즐겼다.


행복했다.


운동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더욱 강해졌다. 이렇게 막 먹고도 건강하려면 운동으로 기초대사량과 소화력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 근데 귀찮아. 누가 근력 키우는 약 좀 개발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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