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의 말은 아니지만

by 소은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자기 자신을 알게 된다.



저는 이 말이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고 봅니다. 저의 짧지만은 않은 인생에서 맺어온 관계를 돌아보면, 저는 어떤 사람인지-전부는 아니더라도-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저는 두려워하는 사람이에요.


무엇이 두려운지, 왜 두려운지는 근원을 파고들어 가도 명확하지 않아요. 다만 확실한 건, 그것이 사랑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냥 원래부터, 처음부터 있었던 것 같은 두려움입니다.


그럼 어떻게 살고 있냐고요? 그야 잘 못 살아요. 겉으로 봤을 때는 멀쩡해 보이겠지만 속은 거의 맨날 무너져 내려요. 아무도 모르게 혼자 부서지고, 혼자 주워 담고, 다시 겉모습을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삶의 어느 순간부터, 이렇게 내면탐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SNS를 하지 않습니다. 요즘 세상에, 요즘 사람이, 저처럼 이런 경우 별로 없더라고요.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는 그 공간이 부담스러워요.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나누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제가 연결되고 싶다는 증거인 것 같아요. 제가 탐구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누군가와 나누고 싶고, 공감도 얻고 싶으니까요.


결국 연결에 대한 갈망인 것 같습니다. 지구상에 유일하게 '고독해서 죽을 수도 있는' 종의 숙명이죠. 제가 제 마음과 감정을 이해할 때, 다른 사람의 마음과 감정도 이해하고 싶고, 또 누군가도 제 두려움을 이해해 주길, 서로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어쩌면 두려움이라는 것도 하나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지금까지 겉으로 연기해 왔던 완벽한 척하는 모습으로는 잘 안되더라고요. 그러니까 반대로, 이번에는 감추고 싶었던 나의 두려움을 꺼내 보이면 어떨까, 싶었어요.


타인과의 연결을 통해 저는 제가 두려워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죠. 그리고 그 두려움조차 저를 다른 누군가와 연결시키고 싶어 하는 마음으로 이끌고 있다는 것도요.


이 에세이의 결론이 뭔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쓰고 있다는 것 자체가, 두려워하면서도 연결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저의 의지인지도 모릅니다. 완벽하지 않은 채로, 두려워하는 채로, 그래도 계속 손을 내밀어보는 거예요.

keyword
수, 토 연재
이전 11화들꽃과 태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