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글쓰기 95
아내는 에너지 넘치고 밝은 사람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사람인 이상에야 항상 밝기만 할 수 없는 노릇.
드물지만 우울감 가득한 모습으로 자신 없는 목소리를 낼 때면, 가슴이 철렁한다.
요전에 임작갑이 진지하게 그런다.
"자기야. 나는 부족한 부분이 참 많은 사람 같아. 자기가 생각했을 때, 내가 뭘 고쳐야 할까? 내가 부족한 점이 뭐가 있을까?"
하아.
지랄도 그냥 하던 내가 하는 게 편하지, 지형씨가 우울하면 힘들다.
일단은 충분히 공감해주기로 했다.
적극적이고 열린 마음으로, 문제를 해결해주고, 답을 찾아주기보다는…
지형씨가 하는 말을 차분히 다 들어주고.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지지해줄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 들어주고, 여러 가지를 이야기했다.
"자기가 그런 말 하는 게 나는 좀 당황스러워. 자기가 부족한 점이라니. 그런 생각하지 마.
물론 자기한테 개념이 조금 모자라고, 양심과 인간성이 조금 옅을 때가 있지만, 사람들은 다들 그렇게 살잖아. 문제없어. 나를 향한 이해심과 배려심과 남편 존중 뭐 그런 부분이 부족한 거야, 내가 더 참으면 되니까 괜찮아. 걱정 마.
근데 아무래도 자기가 동화작가이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으니까, 환경보호와 생명존중에 관해서는 좀 더 신경 썼으면 좋겠어.
아. 그리고. 이제 자기 나이도 있으니 칼슘이나 비타민이 결핍될 수 있잖아. 영양제 꼭 챙겨 먹자.
사람이 배가 고프면 우울해지기 마련이야.
자기 공복이구나? 고기 먹을까? 꽃 목살 사 올게. 괜찮지?
상추, 배추, 양파, 파저리 듬뿍 해서 야무지게 먹자. 알았지? 힘내!"
지형씨는 내 말이 끝나자마자 힘이 솟아서 등짝 스매싱을 날렸다.
고기는 언제나 옳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