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개의 글쓰기 109
三人行必有我師焉
(삼인행 필유아사언)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
(택기선자이종지 기불선자이개지)
세 사람이 길을 같이 걸어가다 보면
그중에 반드시 내 스승이 있는 법이다.
그러니 좋은 것은 본받고
나쁜 것은 살펴 스스로 고쳐야 한다.
논어 술이편에 나오는 공자의 가르침이다.
내 경우에는
成婚行必有我師焉
(성혼행 필유아사언)
결혼해서 살아가다 보니 아내가 스승임을
깨달았다고 해야 하는 경우겠다.
글을 쓰고 책을 내는 과정 전체를
직접 곁에서 보고 배울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큰 작가 수업이 얼마나 있을까.
아내가 아이디어를 얻는 과정,
글의 씨앗을 어떻게 키워 뼈와 살을 붙이는지,
초고를 완성하면 그걸 볼 수 있고,
내 느낌을 듣고 그걸 수정하는 과정과
수정된 원고를 또 볼 수 있다.
출판사 편집자님의 시각을 통해 보완할 점과
수정 방향, 수정 원고를 또 볼 수 있는.
그야말로 생각해보면 나는 도제 그 자체.
1월 1일 그래도 새해인지라 아무래도
우리 스승님께 떡국을 대접해야 하겠기에
운동 다녀오는 길에 매생이를 사 왔다.
멸치육수를 우리고, 매생이를 씻고,
끓는 육수에 떡국떡을 넣고,
떡 끝이 하얗게 익어 떠오르듯 하자
씻은 매생이를 넣었다.
마늘 다져서 크게 넣고,
국간장과 까나리액젓과 약간의 MSG의
도움을 받아 간을 맞췄다.
탁자를 닦고 점심을 차려 임작갑님과
식사를 마쳤다.
임작갑님께서는 매생이굴떡국에 만족하셨다.
상 정리하고, 반찬 냉장고에 넣고
초록색 앞치마를 두르고 설거지를 하는데
임작갑이 갑자기 내 뒤로 슬슬 오더니 그런다.
“요즘 집안일을 자기가 참 많이 하네?”
얘가 또 왜 이러지?
“그란디 으쩌것어 이것이 다 수업이여!”
누, 누가 뭐랬냐? 왜 이러냐고.
“전업 작가가 그냥 되는 것이 아닌 것이여.
알제? 나한테 다 계획이 있으니께
너님은 기냥 나만 팍 믿고,
열심히 글 쓰고,
조신허게 집안일하고 그라는 것이여
알았제?”
아니, 저 말을 하면서 굳이 또
내 엉덩이는 왜 토닥토닥하는 건데?
스, 스승님!
야아! 손 하지 말라고!!
논어인 줄 알았더니
은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