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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구름 Feb 28. 2022

내 안에 품은 꽃

시 쓰는 일상


나는 무엇으로 피어날까?

내 나이 감수성 넘치는 사춘기 소녀도

활력 넘치는 20대 청춘도 아니다.


어릴 땐 막연하게

이때쯤이면 활짝 핀 꽃에 감탄해마지 않으며

즐기고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직도 내 안에 봉오리는 피지 않고 있다.


나는 은은한 안개꽃이 되고 싶은가

화려하고 주목받는 장미꽃이 되고 싶은가

잔향이 오래 남는 백합이 되고 싶은가


살아오며 어떨 땐

누구도 찾지 않는 들꽃 같아지고 싶다가도

시선을 잡아끄는 수국 같아지고 싶어지기도 하고


조용히 외롭게 피는 수선화 같아지고 싶다가도

어울려 피어나는 코스모스 같아지고 싶었다.


내 안에 꽃은 무엇으로 피어나길 원하는가?

나는 자문해본다.


생각이 이리저리 흩어져 어지러워도

결론은 늘 하나다.


나는 나로 피어나리.


내 본연의 향기가 피어나

주위 어느 하나라도 그 향기에 심취해

아름답다 말해주면 그만인 것을.


어여쁨 받는 요란한 꽃이

길가에 핀 이름 모를 꽃보다 낫다고

누가 말할 수 있을까


나는 어떤 꽃으로 피어날까?

심오한 고민에도 적당한 말을 찾지 못하는 내가

뭘 어찌하겠어? 한심스러워진다.

자신감이 없어지다가

이내 나를 다잡는다.


네가 피울 꽃은 네가 정해야지.

어떤 모습으로 피어날지는 네가 정해야지.


그래야 그 꽃이 질 날이

올 때 후회하지 않지.


그렇게 스스로 되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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