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차다.
여름의 열병이 지나고
가슴 한 가득 목메던 감정도
그 기온의 차이만큼 여유가 느껴진다.
그 몇 도는 나의 마음을 설레기에 충분하다.
바람이 내 발걸음을 재촉하면
날개를 달고 어디든 한 걸음에 갈 수 있으리라.
채워지지 않는 그 여유는
빈자리가 되어 자리 잡는다
스산한 바람을 타고
향기롭고 독한 외로움이 찾아온다.
몇 번이고 취하리라
몇 번이고 너를 마주 보고 노래하리라.
네가 나를 그곳으로 데려다 줄 수만 있다면
하지만 여긴 오래 머물 곳이 못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