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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MIND Apr 12. 2022

단백질 재조합 기술 1편


 피가 끈적이고 오줌에서 당이 검출되는 당뇨병은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 단백질인 인슐린의 부족 때문에 발병한다. 당뇨병은 인슐린을 체내에 주입하여 문제를 해결할  있다. 인슐린은 소나 돼지의 췌장에서 얻을  있는데, 이런 방법으로 인슐린을 얻기 위해서는 소나 돼지의 희생이 뒤따르며 비용도 많이 든다. 단백질 재조합 기술을 이용하여 인슐린을 합성할  있게 되면서 인슐린을 훨씬 값싸게 생산할  있게 되었다. 단백질 재조합 기술이란 단백질을 만들어낼  있는 유전자를 대장균이나 기타 배양세포를 이용하여 간단한 조작만으로도 대량으로 값싸게 생산할  있게 하는 기술이다.



<유전자와 단백질>

 생명체의 유전자와 단백질은 ‘중심 원리(central dogma)’라고 하는 원리로 얽혀있다. 유전자(DNA)는 단백질의 설계도를 네 가지 염기(ATGC)의 코드로 암호화하고 있다. 이 서열을 mRNA*로 복사한 후, 코드를 번역하여 단백질을 합성하게 된다. 대장균과 같은 작은 미생물에서부터 사람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명체는 동일한 중심 원리로 단백질을 만든다. 유전자만 있으면 인간에게 필요한 단백질을 대장균도 만들 수 있는 셈이다.


*) mRNA: messenger RNA, 단백질의 설계도를 담고 있는 유전자를 바로 단백질로 번역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 유전자가 손상될 수도 있다.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 생명체는 특정 유전자를 똑같이 복사한 mRNA를 이용하여 단백질을 생산한다.



<단백질 재조합 기술의 개요>

 단백질 재조합은 우리가 얻기를 원하는 단백질(앞으로 타겟 단백질이라고 부르겠다, 예를 들면 인슐린을 얻는 과정에서 인슐린이 타겟단백질이 된다.)의 유전자(앞으로는 타겟 유전자라 부르겠다. 인슐린의 경우 INS 유전자이다.)를 대장균에 넣는 것으로 시작된다. 대장균은 적당한 환경이 갖춰지면 빠르게 증식하는데, 이때 스스로 복제하는 과정에서 타겟 유전자도 같이 복제되어 양이 증폭된다. 이후 적당한 조작을 통해 대장균이 타겟 단백질만을 대량 생산하도록 유도한다. 마지막으로 대장균으로부터 타겟 단백질만을 순수하게 정제하면 타겟 단백질을 대량으로 얻을 수 있다.


<유전자를 넣는 방법 – 벡터(Vector)>

 생명공학에서 벡터란, 외부 임의의 유전자를 배양세포 내부로 도입하여 세포가 사용할  있게 만드는 운반자이다. 단백질 재조합 기술에서는 주로 플라스미드 벡터를 사용하는데, 플라스미드란 박테리아에서 발견되는 박테리아의  유전자와 별개로 존재하는 작은 원형의 유전자들을 말한다. 플라스미드 DNA 안에 타겟 유전자 서열을 넣은 ,  ‘재조합된 플라스미드 대장균 안에 넣어 타겟 유전자를 대장균에게 전달한다.



 주로 사용되는 플라스미드 벡터에는 pUC8, pET28a, pBR322 등이 있다. 이런 플라스미드들은 인공적으로 설계되어 편리한 기능이 많은데, 그 중 하나는 제한효소 자리가 많다는 것이다. 제한효소는 특정 염기 서열을 인식하여 그 부분을 가위처럼 잘라낼 수 있는 유전자 가위의 일종이다. 플라스미드 벡터에 있는 제한효소 자리를 잘라내어 타겟 유전자와 결합시킨 플라스미드를 ‘재조합된 플라스미드’라고 부른다. 이제 운반책에게 유전자를 건네는 데까지 성공했다.



<형질전환(Transformation)>

 형질전환이란 외부 플라스미드가 세포 내로 들어오는 현상을 말한다. 단백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대장균 내부에 타겟 유전자를 넣은 재조합된 플라스미드를 넣어야 하므로, 단백질 재조합 기술에서는 인위적으로 대장균에게 형질전환을 일으켜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대장균의 입장에서 외부 유전자를 받는 것은 사실  달가운 일이 아니다. 우리가 아무 음식이나 주워 먹지 않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 대장균 입장에서는 아무 유전자나 받았다가는 생명활동에 치명적인 유전자가 들어와서 순식간에 죽어버릴 수도 있는 일이다.


 따라서 대장균을 특수 처리하여  플라스미드를 쉽게 받아들이도록 조작하는데, 외부 플라스미드를 쉽게 받아들이도록 처리된 대장균을 컴피턴트 셀(Competent Cell)이라 부른다. E.coli* DH5α는 대표적인 컴피턴트 셀로, 단백질 재조합 기술에서 널리 사용된다. 칼슘 이온 존재 하에 온도를 42도까지 급격하게 올린 후 다시 얼음물에 넣는 Heat Shock 방법으로 인위적으로 형질전환 시킬 수 있다. 형질전환된 대장균을 잘 키우면, 대장균이 복제되는 과정에서 재조합된 플라스미드도 같이 복제되어 많은 양의 재조합된 플라스미드를 얻을 수 있다.


*) E.coli: 대장균. 대장균의 학명(Escherichia coli) 줄임말에서 유래했다.


[표지] Novagen ‘pET-28a-c(+) Vectors’

[그림1] Encyclopedia Britannica ‘recombinant DNA’

[그림2] Shutterstock ‘Recominant DNA’


Artist 'KIMSEUNG★' with Gallery 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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