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토리텔러 Oct 17. 2020

기다림도 설렘이 되는 봄  

강릉 라이프, 선물 같은 삶







자꾸만 하늘을 올려다보게 되는 봄봄봄. 강릉의 봄은 화려하고 눈부시다. 


기다림도 설렘이 되는

강릉의 봄 


강릉의 봄은 생각보다 짧다. 3월 말~4월 초, 봄의 전령사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리려 할 때쯤에도 함박눈이 내려 놀랐던 처음 몇 해의 기억이 또렷하다. 이맘때 불어오는 고온 건조하고 풍속이 빠른 국지적 강풍으로 인한 바람은 또 얼마나 매서운지. 



2017년 봄, 바람을 타고 수 킬로쯤은 너끈히 날아오는 불씨 때문에 우리 집 건너편까지 산불이 번졌던 순간은 지금 돌이켜 봐도 아찔하다. 찰나의 순간처럼 느껴져서일까. 사계절 중 봄은 가장 아쉽고 또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에 날씨가 허락하는 한 마음껏 따사로운 햇살과 봄꽃을 즐기고 싶어 진다.



경포대, 경포호수 그리고 남산과 같이 익히 알려진 벚꽃 명소에서 즐기는 봄꽃도 정말 장관이지만 산책 삼아 거니는 길 가운데 만나는 가로수의 꽃들은 더 가까이에 봄이 왔음을 느끼게 해 준다.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리려 할 때면 눈부신 아름다움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레고 춥고 긴 겨울을 이겨내고 아름다운 꽃을 내어 주는 생명들이 기특하고 고맙다. 그것은 단순한 꽃이 아닌 우리네 삶의 희망처럼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 


강릉의 벚꽃 명소, 남산


벚꽃나무         

                                -윤하은-

          

벚꽃 나무에 

꽃봉오리가 맺히고     

곧이어

꽃이 핍니다. 

    

바람에 흩날리는

벚꽃 잎에 아이들은 

신이 나서

폴짝폴짝 뜁니다.

     

그 모습을 본 

벚꽃 나무는     

숨겨 두었던 보물을

아낌없이 나누어 줍니다.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도서관 앞, 벚꽃 나무를 보며 지었던 시.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볼 때마다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봄이 되면 이 시가 떠올라 다시 꺼내어 보곤 한다. 아낌없이 자신의 보물을 나누어 주는 나무처럼 귀중한 것을 누군가에게 기꺼이 나누어 줄 수 있는 나, 너 그리고 우리가 되었으면. 


봄이 내어 주는 선물을 마음 깊은 곳에 간직하자. 




벚꽃의 향연이 끝날 때쯤이면 허균/허난설헌 기념공원에는 어김없이 겹벚꽃이 활짝 피어난다. 꽃송이도 탐스럽고 사랑스러운 빛깔을 지녀서 봄이 오면 이 또한 놓칠 수 없는 아름다움이다. 멀리 떨어져 지내는 사랑하는 이들에게 강릉의 봄내음을 전해 주고픈 마음에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손이 바쁘다. 


어쩜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창조주의 위대함을 자연 속에서 느낀다.


소박한 흙담과 화려하게 핀 꽃. 묘하게 어울린다.







누가 뭐라 해도 봄은 꽃의 계절. 봄의 끝자락에는 튤립을 감상해야 한다. 바로 이곳, 튤립공원에서. 입장료 없이 누구에게나 언제나 열려 있는 이 공원은 아이들의 좋은 놀이터이면서 어른들에게도 편안한 산책로인데 봄이 되면 알록달록 튤립으로 이 계절을 아름답게 장식한다. 


텀블러에 좋아하는 차 한잔 담아서 공원을 거닐면  나만의 봄 축제가 된다.




이전 01화 강릉 사색(江陵四色, 江陵思索)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