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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텔러 Dec 07. 2020

낭만 넘치는 강릉의 겨울

강릉 라이프, 선물 같은 삶



2014년 겨울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몇십 년 만의 폭설이라고 했다. 눈이 몇 날 며칠에 걸쳐 쉼 없이 펑펑 쏟아져 내렸고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의 키를 훌쩍 넘길 정도로 쌓였다. 전국 최고의 제설 시스템과 매뉴얼을 갖춘 강릉도 어쩔 도리가 없을 정도의 적설량이었다. 나도, 신랑도 생애 그렇게 많은 눈을 본 적이 없었다. 부산에서 나고 자란 신랑은 끝없이 펑펑 내리는 눈을 정말 신기해했고 출퇴근길이 불편했음에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겨울의 낭만을 온전히 즐겼다. 


우리 부부는 아이들을 눈썰매에 태워 온 동네를 활보했고 안전하게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경사진 곳을 찾아서 무제한 눈썰매를 타게 했다. 아이들의 손과 발이 꽁꽁 얼만큼 실컷 놀고 집에 오면 따뜻한 샤워를 시키고 언제나 핫 초콜릿을 준비해 준다. 겨울, 추운 날씨지만 따뜻한 기억을 선물해 주고 싶다. 삶을 살아가다가 춥고 외로운 시간을 보내게 될 때 따뜻하고 달콤한 추억 한 조각 위로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다. 


아쉽게도 몇 년째 겨울눈이 너무 귀해졌다. 큰 피해를 입히지 않는 한 겨울눈은 언제나 낭만적이다. 


아무도 없는 놀이터. 누구도 밟지 않은 새하얀 눈을 밟는 기분 너에게도 느끼게 해 주고파서.




집 앞 경사진 곳은 최고의 눈썰매장이 된다. 대기 시간 없이 무제한 탑승이 가능하다. 게다가, for free!!!





난방시설이 변변치 않은 뉴질랜드에는 벽난로가 있는 집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초대를 받아 방문했던 지인의 집에 벽난로가 있었는데 그 벽난로 하나로 집안 전체에 주는 훈훈함과 따스함이 너무나 인상적이어서 그때부터 벽난로에 대한 로망이 생겼다. 하지만 현실 속 우리 집은 아파트. 벽난로 설치 대신에 공간의 제약이 없는 등유 난로를 구매했다. 겨우내 난로를 켜고 그 위에 고구마를 구워 먹기도 하고 주전자를 올려 따뜻한 차도 끓인다. 난로의 불빛과 온기가 집안을 훈훈하게 데워주면 험한 추위도 무섭지 않다. 


추운 날씨지만 집 안은 따뜻한 온기로 가득하다.





2018년 2월, 평창 동계 올림픽 개최로 빙상경기가 열렸던 강릉도 올림픽 분위기에 흠뻑 빠져 있었던 시간이었다. 우리 집이 선수촌 아파트에 인접해 있어서 마트에 가면 외국인들이 더 많아서 우리가 외국에 방문하고 있는 듯 착각이 일곤 했다.      


올림픽이 치러지는 동안 지인의 부탁으로 강릉의 한 호텔에서 외국인 손님들을 응대하는 일을 했었다. 호텔 스파 파트에서 직원들의 영어 교육, 예약, 상담 및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했다. 미국 NBC 방송국의 임직원분들과 미국의 간판 앵커들, 전직 유명 선수들을 직접 응대했었던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이었다. 대학에서 호텔경영을 공부했던 경험도 뉴질랜드에서 향기 치료(아로마세러피)를 공부했던 경험 모두 녹여냈던 한 달은 신기하면서도 재미있었던 시간이다. 짧은 시간 함께 일했던 인연은 아직도 감사하게 그 끈을 이어가고 있고. 만남은 언제나 큰 선물이다.      


특별했던 2018년 2월 겨울.






겨울딸기


오래전에 딸기는 봄에만 접할 수 있는 과일이었는데 요즘은 하우스 재배 덕분에 오히려 겨울딸기의 당도가 더 높다. 딸기처럼 여린 과일은 하루 이틀 사이에 물러지기 일쑤지만 지역에서 재배한 딸기는 싱싱함 그 자체여서 먹을 때마다 감사한 마음이다. 강릉에도 규모가 제법 큰 딸기 재배지가 여럿 있는데 직접 방문해서 딸기를 구입하면 맛보기 딸기를 많이 챙겨 주셔서 입도 행복하고 마음도 행복해진다. 겨울 하면 늘 귤이 떠올랐는데 이제는 딸기가 떠오를 정도다. 


색도 맛도 모양도 사랑스러운 딸기는 겨울이 제 맛이라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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