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화
우울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어
가급적으로 우울증이 있다면
이 글을 읽지 마세요.
싫어하던 벌레는
나의 방,
전등에 소복이 죽어
쌓여있었다.
언제부터 죽었는지
나의 방에는 언제 들어왔었는지
익숙하던 방이 달리 보였다.
내 방이지만
어딘가 새로운 것들이 존재한다.
전등에 언제 죽은 지
모를 생명체라든가
잃어버린 머리핀에 달려있던
떨어진 장식이든가
언젠가 사놓고 읽어야지 했던
만화책과 걸리버 여행기 소설책,
지금의 나가 아닌
예전의 '나'들이 남겨놓은
흔적들이 존재했다.
그렇게
다른 나라의 드라마를 설렵하고
중학생이 끝나고
고등학교를 가게 되었다.
심각한 우울증을 겪었다.
눈을 뜨면 왜 눈을 떴지,
눈을 안 뜨고 싶었고
아찔한 난관을 보면은
떨어지고 싶은 충동이 이었다.
중학생 이후로
친구, 선생님, 친척, 가족, 등등
인간관계에 관심이 없었다.
사람에 대해서 불편함이 있었다.
아무도
말을 안 걸었으면 좋겠고
아무도
내 곁에 오지 않았으면 좋겠고
투명인간, 유령처럼
있어도 없는 존재이고 싶었다.
제발, 귀찮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혼자가 편했다.
조용히,
아무 일도 없이
지나는 날이었으면 했다.
갑자기 우울이 찾아오지 않았다.
예전부터 조금조금씩
그림자처럼 덮쳐왔다.
무표정에 어떠한 감정을
느끼지도 못했다가
아무 이유 없이 눈물이
쏟아지기도 했고
울고 나면은 극단적인 생각에
다 달았다가 용기가 없어 그만두었다.
이 모든 게 살고 싶는데
그 이유를 찾지 못했달까,
그럼에도 숨을 쉬고 싶었다.
언젠간 신선하고 깨끗한 공기가
나의 폐에 들어와 혈액을
타고 올라 뇌에 도달해
지금보다 더 나은
새로운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럴 때면 맑은 하늘에
푸르고 넓은 평지가
수평선이 닿는 곳에는
햇빛에 반짝이는
광활한 바다가 보이는 그림이었다.
어릴 때 꿈꾸었던
디즈니공주시리즈의
마지막 대사가 어울렸다.
왕자를 만나 행복했습니다. …
만나 행복했습니다. …
행복했습니다.
그 그림에는 어떠한 아픔도 없는
몸과 마음이 가볍고 상쾌한 유토피아였다.
이상과 달리 현실은
네모랗고 차갑고
딱딱한 건물에 갇혀
여러 사람들과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네모란 교실에서
똑같은 책상에 앉아
네모란 칠판 앞에
서있는 선생님의 말을 들으며
각자 다른 생각에 빠진
고등학교 1학년의 현실이었다.
계속되는 뛰어내림을 느끼는
우울증의 최고조는
교실뒤에 붙여진
작년, 이반의 누군지
알수없는
담임선생님이 붙인
우울증테스트였다.
수업 내내
눈길을 떼지 못했다.
쉬는 시간 종이 치자,
테스트의 점수를 내니
극심한 우울증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 감정의 이름은
우울이라 생각지 못했는지
충격에 빠졌다.
‘내가 우울이라고?‘
‘진짜로 죽어야 하나 보다’가
박혀있었다.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지만
어떻게 결론이 극단적이었는지
아주 힘든 시기를 겪어와 기특하다.
우울증테스트 밑에는
상담센터번호가 적혀있었고
선생님과 상담하라는 말이 있었는데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날따라 친구도 집에
볼일 있다며 먼저 가버렸고
‘잘되었다’ 싶었다.
곧장 집으로 왔다.
10층에 살아었는데
초등학생 때부터 살았던 집이라서
베란다에서 밑을 보면은
어릴 때는 아찔했는데…
-다음 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