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탁탁 안 돼요~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저마다
자신만의 작은 습관을 가지고 있다.
손끝을 계속 움직이거나, 일정한 소리를 내거나,
의자를 두드리는 식이다.
통학버스를 타는 우리 아이들 중에도 이런 패턴은 흔하다.
도로 사정으로 늘 다니던 길을 벗어나면
불안해하며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도 있다.
연우는 이제 막 1학년이 된 작고 귀여운 아이이다.
자리에 앉으면 작은 발로 앞 좌석을 탁탁탁 차거나,
안전벨트의 플라스틱 부분을 두드린다.
나는 그럴 때 연우의 발을 잡아주며 말한다.
“탁탁탁 안 돼요.”
그러면 연우는 따라 말한다.
“탁탁탁 안 돼요.”
몇 번의 주고받음 끝에 차 안은 조용해진다.
하지만 가끔은 버스가 가는 내내
대성통곡을 하기도 한다.
집에서부터 이어지던 루틴이 깨졌을 때다.
연우에게는 늘 종아리에 붙여야 하는
어피치 모기밴드가 있다.
모기에 물리지 않았어도 꼭 붙여야 한다.
어머니가 깜빡 잊고 나오면,
연우는 학교 가는 길 내내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린다.
나는 달래지 않고 그냥 두기도 한다.
가만히 두면 결국
다른 루틴에 집중하며 울음을 멈추기 때문이다.
루틴이 깨질 때 아이들은 불안을 느낀다.
그래서 가능한 한 아이들의 루틴을 존중한다.
운전이나 다른 아이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한,
아이들의 습관은 그대로 인정해 준다.
생각해 보면 루틴은 아이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 계절의 순환처럼
모든 생명은 반복 속에서 자란다. 사람도 예외가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커피를 마시는 일상,
운동 전 준비 동작, 업무를 시작하기 전의 작은 의식들.
이런 반복은 우리 삶을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만든다.
루틴이 무너지면 뭔가 중요한 걸 빠뜨린 듯 허전하고 불안하다.
루틴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목표를 지탱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러닝을 예로 들면, 건강을 위해 달리고,
대회와 기록 단축을 목표로 루틴을 더한다.
루틴이 이어질 때 목표에 가까워지고,
루틴이 끊기면 길이 막힌 듯 답답하다.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아이들의 루틴 역시 같은 맥락에 있다.
아이들에게 세상은 종종 지나치게 큰 소리와
날카로운 자극으로 다가온다.
귀를 막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반복적인 행동을 하는 것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일지도 모른다.
하나의 행동에 집중함으로써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거리를 두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이들이 유난히 반복적인 행동을 보일 때,
혹시 바깥에서 큰 소리가 나지 않았는지,
무언가 불안을 일으킨 요인이 없었는지 살펴본다.
생각해 보면 보통의 사람도 힘들 때는 무언가를 반복한다.
게임에 몰두하거나, 프라모델을 조립하거나,
몸이 녹초가 될 때까지 운동한다.
그것도 일종의 자기 보호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루틴이 그리 특별하거나
이상한 것만은 아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스스로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통학버스 안에는 아이들의 작은
루틴이 섞여 만들어내는 소리들이 있다.
그 반복의 울림은 에너지처럼 차 안을 채운다.
나는 그 힘찬 소리를 들으며
매일 같은 루틴으로
아이들을 맞이하고, 또 아이들과 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