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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코더 Feb 22. 2021

무의식을 이용한 저녁 작가의 글쓰기

무의식에서 의식으로의 도약

 우주의 모양은 어떻게 생겼을까?

 

 

  프랑스 과학자 앙리 푸앵카레는 아주 재밌고 천재적인 발상을 합니다. 우주선의 밧줄을 달고 우주를 돌아 지구로 돌아왔을 때, 출발할 때 묶었던 밧줄과 도착한 밧줄 끝을 잡아당겨 아무것도 걸리지 않고 끝까지 당겨진다면 우주의 모양은 당구공이고, 무언가 걸린다면 도넛 모양일 거라는 추측을 내놓습니다. 이는 우주의 모양을 알아낼 학문이었고, '푸앵카레의 추측'은 세계 7대 수학 난제 중에 하나로 선정됩니다. 그리고 2002년 러시아의 수학자 '그리고리 페럴만'이라는 37세의 젊은 천재가 이 가설을 증명해내었습니다.


 앙리 푸앵카레는 1854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수학자입니다. 1879년에 파리대학교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파리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는 조금 특이한 방식으로 연구를 하였습니다. 하루에 겨우 4시간만 수학을 하였던 것입니다. 오랜 시간 연구에 매달리는 다른 수학자에 비해 터무니없이 부족한 시간입니다. 하지만 푸앵카레는 30여 권의 책과 500여 편의 논문을 쓴 다작의 학자였습니다. 이 수학자는 어떻게 하루 4시간으로 이렇게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는 비결은 '무의식'을 이용한 연구였습니다.


무의식을 이용한 작가


 "내가 알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생각하지 않는 모든 것. 한때 나에게 의식되었지만 지금은 망각된 모든 것. 나의 감각에 의하여 인지되지만 내 의식에서 유의되지 않는 모든 것. 내가 무의식적으로 느끼고 생각하며 기억하고 원하고 행하는 모든 것. 내 내면에서는 준비되지만 나중에야 비로소 의식으로 표출되는 미래의 모든 것. 이 모든 것들이 무의식의 내용이다."

 

  헤밍웨이의 계보를 잇는 작가로 평가받고 있는 '데이비드 밴'은 아침에 일어나 한 시간 정도 명상을 하고, 전날 쓴 글을 다시 읽은 다음 아무런 계획 없이 써 내려간다고 합니다. 그의 대표작 ‘자살의 전설’를 쓸 때도 무의식 중에 소년이 자살한다는 문장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무의식 속에서 만들어낸 쓰기에 비극적인 여정의 고독과 절망, 기이함 들을 아름답게 묘사한 작품이 탄생했습니다. 


 무의식 글쓰기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의 특권이 아닌 우리도 가지고 있고 사용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무의식은 몰입하게 한다.


 직장을 다니는 '저녁 작가'에게는 무의식은 하나의 좋은 글쓰기 방법입니다. 다른 일에 집중하면서 낮에 모아둔 생각을 정리하여 레고 조각처럼 완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마치 전기 자동차가 주행이라는 주요 목적을 이루면서 한편으로는 그 동력으로 전기 에너지를 다시 충전하는 하이브리드 방식과 비슷합니다. 


 논리적인 생각을 끝까지 몰고 가면 나오는 것이 창의력이라고 합니다.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은 어느 날 떨어진 사과를 보고 한순간에 떠올랐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달이 지구에서 멀어지지 않는 이유부터 시작하였습니다. 그렇게 몰입 생각의 끝은 역사상 최고의 발견을 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생각은 이렇게 끊임없는 무의식에 고민한 생각에서 나오고는 합니다.



무의식에서 의식으로 도약 

 

 직장인이 사용할 수 있는 무의식을 활용한 글쓰기 방법은 '무의식에서 의식으로의 도약'입니다. 이 방법은 아침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잠자리에서 일어난 후에 드는 생각이 떠나가기 전 메모를 합니다. 그리고 기록한 생각을 붙들고 출근길에 몸을 맡깁니다. 이 시간 동안은 아침에 문뜩 든 생각을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자료들을 찾아보고 읽어봅니다. 


  업무시간이 되면, 자신의 일에 충성을 다합니다. 하루 종일 턱을 괴고 생각에  붙들고 있지 않더라도 무의식 속에 새겨 넣은 영감은 계속 살이 붙게 됩니다. 동료와의 점심식사 중간에 했던 이야기들이 영양분이 될 수도 있고, 상사가 해주는 조언이 훌륭한 살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하루 9시간을 업무에 충실하고 나면 나도 모르는 글감들이 어느 정도 넘치게 됩니다. 


 퇴근시간에는 해가 저문 버스 밖 풍경을 바라보면서 하루 종일 흩어진 생각들을 정리하여 쓰일 글들을 상상합니다. 방법은 역시 무의식을 이용합니다. 억지로 겨입은 스키니 같은 청바지가 아닌, 와이드 팬츠를 입은 거처럼 글들이 허리를 쪼이지 않게 자연스럽게 퍼즐을 맞추듯 대입합니다. 특히 오늘 있었던 다양한 사건의 소재들을 활용하여 자유롭게 쓰인 글을 머릿속에 완성됩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가족들과의 시간을 가진 후에 저녁 서재에 앉아 떠돌던 생각을 글자로 정리합니다. 그렇게 정리하고 문단의 사이를 사포질 하여 하나의 글로 이어 붙이면 오늘 하루 무의식으로 쓰였던 글이 재탄생하게 됩니다. 


 그렇게 완성된 글이 바로 여러분이 읽고 있는 지금 이 글입니다. 글쓰기라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무의식을 이용한 글쓰기를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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