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난 모든 사람이 사는 게 행복해지기를
여름에서 가을으로
선선한 바람이 부는 그 무렵
나는 아이를 낳게 되었다.
부모님이 내가 낳은 아이를 처음 보시고선
처음 하셨던 말이 있다.
"어떻게 이렇게 사랑스럽지.
너무 사랑스러워"
사랑스럽다는 말을 너무 오랜만에
들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랑한다, 좋아한다, 예쁘다, 귀엽다
라는 말보다,
'사랑스러운 사람' 이라는 말은
왜 더 마음이 간질간질해지고
따뜻해지는 걸까.
인생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눈 앞에 나타나는 기적은
간혹 사고처럼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러나 성인이 된 후,
어른의 세계에서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는 것은
거의 기적에 가깝다.
왜냐하면,
사랑스러운 어른으로 살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법정스님은 말했다.
어느 날 내가 누군가를 만나게 된다면 그 사람이 나를 만난 다음에는 사는 일이 더 즐겁고 행복해져야 한다. 그래야 그 사람을 만난 내 삶도 그만큼 성숙해지고 풍요로워질 것이다.
어찌보면 어른의 사랑스러움은
상대방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사소한 행동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너를 만나 참 다행이야. 너 덕분에 사는게 행복해졌어!"
이 말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들어본 적 있다면,
당신은 사랑스러운 사람이 확실하다.
그러고보니 나에게도
사랑스러운 존재가 있다.
한약 꼬박꼬박 안챙겨먹었다고
잔소리하는 당신,
육아하느라 힘들었으니까 맥주한잔
하고 오라는 당신,
친정엄마를 볼 때마다
따뜻하게 안아주는 당신,
내 아이를 그 누구보다
진심으로 아끼고 걱정하는 당신이 말이다.
늘 공기처럼
배려해주는 작은 행동 속에서
사랑스럽다 여기게 된 것이 아닐까.
상대방을 행복하게 해주려는 작은 노력은
이 험하고 냉정한 사회에서
사랑스러움이 되곤한다.
법정스님은 말했다.
"어떤 대상을 바르게 이해하려면 먼저 그 대상을 사랑해야한다.
이쪽에서 따뜻한 마음을 열어보여야 저쪽 마음도 열린다"고 말이다.
오늘 사랑하는 사람에게
먼저 어른의 사랑스러움을 보여주자.
그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사랑스러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