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일어나니 두통이 또 찾아왔다.
머리를 맑게 하려고 찬 바람을 맞으니 잠시 시원했다.
얼마 못 가서, 그 고통은 가시면류관이 되어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나는 뇌를 잠시 꺼내 냉동실에 넣어두고 싶었다.
통증을 그대로 두니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두통약을 먹었다.
한알 두알 먹다 보니, 약 먹는데 가속도가 붙었다.
신은 사람을 단순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인간은 스스로 복잡해졌다.
왜 일을 혼잡스럽게 만드는 것일까.
자신이 예견하지 않는 결과와 마주치기 싫고, 사소한 부분까지 통제하고 싶기 때문이다.
자신과 주변 환경을 관리하고 싶으나, 어느 것 하나라도 마음대로 안 될 것이다.
그때는 너무 애쓰지 말자.
쌀이 익지도 않았는데 밥솥 뚜껑을 열어봐야 소용이 없다.
때가 되면 밥은 절로 익는다.
사람은 단순해야 할 때가 있다.
일이 너구리굴에 연기를 피운 것처럼 복잡할 때.
나무늘보처럼 일이 자꾸 늘어질 때.
여우 꼬리에 불이 붙는 것처럼 뭐라도 해야 할 때이다.
두뇌가 쓰레기통처럼 느끼는 그때가 다가오면, 당신 주변을 청소하자.
창문을 열고 이불을 털며 바닥을 닦는다.
처음부터 먼지 한 톨까지 치우지 마라.
체력이 떨어졌다면 잠시 쉬자.
그런 다음 책상에 내려앉은 티끌을 닦는다.
깨끗해진 그 장소를 보면, 머릿속도 정리될 것이다.
삶이 단출해지려면 자신에게 귀 기울이는 경험이 필요하다.
복잡하게 살지 말고 삶이 바뀌기를 기다리자.
때론 모든 걸 접고 어딘가로 떠나라.
여행은 복잡한 생각을 잊고, 태초에 단순했던 자기와 만날 수 있다.
불이나 물을 멍하게 바라보며 다시 고요해지는 감정을 느껴보라.
운전대를 잡으면 전방을 주시하고 운전하듯 인생은 현재와 조금 더 멀리 보이는 가까운 미래에 충실해야 한다.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먼 미래를 걱정할 필요가 없고, 과거는 백미러를 보듯 가끔 들여다보면 된다.
죽지 않았기에 오늘 하루도 잘 살았다.
자면서 머리가 지끈지끈한 건 다 이유가 있다.
세상 걱정이 많으면 꿈이 많아지기 마련이다.
꿈이란 희망의 다른 말이다.
꿈을 꾸는 이는 그것을 희망 삼아 현실을 헤쳐 나갈 수 있다.
꿈속에서 머리가 아픈 건 당신이 그만큼 애쓰고 있다는 증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