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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sary Apr 24. 2023

반려식물클리닉을 아시나요?

아프고 상한 식물 포기하지 말고 병원으로...

푸르고 무성한 잎이 예뻐서 작년 여름에 들여놓은 커피나무가 얼마 되지 않아 잎이 누레지고 마르면서 떨구기 시작하길래 화분이 작아서 그런가 가을에 분갈이를 해주었지만 겨울 무렵에 그 무성하던 잎이 거의 다 떨어져 버렸다. 유튜브의 식집사 채널에서 본 대로 가장 싱싱해 보이는 가지를 잘라 삽목을 시도했지만 이것 역시 실패해서 오늘내일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11월 들어 커피나무와 비슷하지만 조금 만만해 보이는 녹보수를 들였는데 이 나무는 수월하게 잘 커서 겨울 내내 푸른 잎을 구경시켜 주더니 봄이 되니 잎에 하얀 얼룩이 생기기 시작해서(응애인지 진드기인지 아직 정체를 모른다) 점점 퍼지더니 잎 끝이 까맣게 변해가는 것이 아닌가. 더 이상 두면 안될 것 같아 잎을 다 잘라내고 버릴 준비를 하고 있는데 유튜브에서 ‘반려식물병원’ 영상을 발견했다. 

"다 썩었어요, 잘라야 해요(ㅋㅋㅋ)" 자꾸 웃음 나오는 반려식물병원 수술실 대공개 / 스브스뉴스 - YouTube


4월 10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농업기술센터 내에 개원한 ‘반려식물병원’은 병든 식물을 전문적으로 진단, 치료하고 사후관리방법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아, 하루만 일찍 영상을 봤으면 좋았을 것을… 너무 고가의 식물이거나 대형 식물을 제외한 일반 가정에서 키우는 식물은 대부분 접수 가능하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서울특별시 공공서비스예약 (seoul.go.kr)

내곡동은 집에서 거리가 멀어 가까운 곳에 비슷한 곳이 있나 찾아봤더니 종로구, 동대문구, 은평구, 양천구에 ‘반려식물클리닉’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지자체별로 운영하기 때문에 그 지역에 거주하는 지인 찬스를 써야 한다길래 뭘 그렇게까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화분을 구입한 화원에 도움을 청해봐도 괜찮을 것 같다.


키운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식물들을 너무 일찍 포기해 버려서 미안한 마음이 들어 일단 물꽂이부터 해보기로 했다. 그동안 시들시들해진 나무 소생 방법으로 즐겨 활용했던 물꽂이였지만 나무가 너무 커서 물꽂이할 엄두를 못 내고, 그냥 버릴 생각이었는데 밑져야 본전이라는 심정으로 뿌리채로 물에 담가보았다. 소생할지 죽을지 알 수 없지만 해보는 데까지 해보자는 마음이다. 살아나라, 나무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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