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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삶은 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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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그라미 Aug 08. 2024

나이듦에 대한 단상

나이듦에 대한 단상



중년의 계절을 가을에 비유한다.

마지막 계절이 오기 전,

눈부시도록 찬란했던 시간에 대한 찬가랄까...



푸르렀던 젊음의 옷을 벗고

아름답게 익어가는 결실의 계절



그래도 아직은 더 푸르고 싶은 간절함을 마음 어귀에 담아두고

눈가에 그어지는 주름을 지우고 싶어 한다.



가을을 화려하게 물들이는 단풍처럼

멋스럽게 늙어가는 것을 생각한다.



생명의 장치가 시간을 멈추고

모든 것을 영원으로 되돌릴 순간을 준비하면서도



아직은 여전히

나이듦이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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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을 들여다보며 눈가에 늘어가는 주름을 하나씩 세어보고는 '어라! 그새 주름이 늘었네?'라며 실망하는 나를 발견한다. 이마에 가로로 새겨진 주름, 입가의 팔자주름을 유심히 관찰하고는 찹찹찹!! 핑거 마사지를 시작한다.



60대가 되어도 주름이 없으면 좋겠다...

아직은 쓸만한데??



여자들의 허영심이 쓸데없이 발동하면서 애먼 피부결을 탓하기도 한다.



그래도 곧잘 생각한다.

나이 들면 긴 소매, 긴 바지가 어울려.

너무 짙은 화장은 민폐야.

나이에 맞게 옷을 입어야지.

생각도 말도 조심스럽게 하고...



그러면서도 여전히 나는 저울을 들여다보고 단 1g의 몸무게 변화에 민감하다.

어머님이라는 단어에 신경이 날카로워지면서

'내가 어딜 봐서 어머님이야?'라고 속으로 소리친다.



그렇다.

난 여전히 푸르름 속에 살고 싶어 나뭇가지에 안간힘을 쓰며 매달린 단풍잎이다.

이제 곧 노랗게 또는 불그스름하게 물들어가야 하는 단풍잎...



그렇게 뒤를 돌아보며 가는 세월을 못내 아쉬워하는,

나이가 들어가는 중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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