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먼드 카버 최고의 단편소설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 레이먼드 카버 최고의 단편소설집. 그중 단연 최고의 소설.
1. 분량과 시퀀스, 인상과 느낌은?
A4 12페이지, 신국판 24페이지의 단편 소설이다. 단락장은 거의 두 개 또는 세 개의 단락장으로 구분된다. 롱테이크를 읽은 느낌이다. 기존에 <대성당>을 문학동네 출판사의 김연수 번역으로 읽었었는데, 이번에 읽은 판은 다른 번역으로 문체가 완전히 다르다. 김연수 작가의 번역이 초월 번역으로도 알려져 있어서, 아마도 이 판이 원문에 가깝울 것이라고 생각된다.
소설을 읽는 내내 주인공 남자가 되어서 읽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상태를, 정확하게는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한 편견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2. 줄거리 요약.
주인공 부부 중에 남자의 시점에서 본 소설이 진행된다. 여자, 그러니깐 아내의 오래된 친구가 집에 방문한다는 설정이다. 특이한, 혹은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으로 아내의 친구가 나이가 지긋한 남자라는 설정도 있지만 무엇보다 장님이라는 설정이다. 이 일로 남자와 아내는 서로 사소한 신경전이 벌어진다. 그 신경전은 손님이자 장님, 로버트가 와서도 계속 이어진다. 농담 또는 조롱으로까지 느껴지는 남자의 태도에 아내는 계속 불쾌해 하지만, 로버트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아내가 자리를 비우는 사이, 함께 대마초를 피우고, 아내가 잠든 사이, TV를 보다가 문득 대성당을 설명하는 상황에 놓인다. 갑자기 종이와 펜을 요청하는 로버트, 남자와 로버트는 함께 펜을 잡고 대성당을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한다. 남자는 그림을 느끼고 놀라워한다.
3.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 간의 특징과 변화
소설 속 남자의 태도 변화가 돋보인다. 남자는 내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갖고 마주하기 싫어한다. 게다가 아내로 나오는 여자는 그런 남자에게 아주 불만이 많다. 손님으로 오는 장님, 로버트는 그 상황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4. 타인에 대해, 이와 같이 낯설면서도 생생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는가
해외연수로 베트남에 갔을 때 일이다. 베트남의 불우한 마을의 어린이 집에서 현지 어린이들과 놀아줘야 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굉장히 낯설고 어색했지만, 결국 아이들은 어디를 가도 똑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히려 성인들이 서로 타인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었다.
5. 장님이나 장애인에 대한 경험을 소개해보자
장님을 만난 적은 없지만 농인을 경험한 적이 있다. 놀랍게도 지난 서울 국제 도서전에서 만난 어떤 여성 작가다. 그 당시 그녀의 화려한 외모에 비해 말투가 너무나 어눌해서 놀라웠고, 나중에 알고 보니 그녀는 청각 장애를 앓고 있었던 것. 10대에 후천성 청각 장애 진단을 받고 보청기 생활을 한다고 들었다. 그녀의 어눌한 말투에 의아했고, 왜 저렇게 말을 못 하는지 의심했던 스스로가 굉장히 민망했다.
6.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소설과 무관하게 개념 정의와 경험 정의를 내려보자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한번 직접 타인의 상황 되어 보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