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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현 Aug 16. 2016

5. 직장인으로서의 꿈과 가족


우리 대부분은 평생을 가족과 함께 한다. 대략 취업이나 결혼할 때까지는 부모/형제와 함께하고, 그 이후에는 배우자를 맞이하여 새로운 가족을 만들게 된다. 자연스레 나의 꿈과 일이 가족들의 관심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가족 구성원 중에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 있으면, 나의 상황을 얘기하고 공감을 받을 수도 있다. 그렇게 행복을 나누는 화목한 가족이라면, 이후의 글은 읽을 필요가 없을 듯하다. 하지만, 모든 가족 구성원이 훌륭한 인성을 바탕으로 서로를 배려해 주기는 쉽지 않다. 내 꿈을 찾아 직업을 바꾼다거나 새로 시작한다고 하면 일단 가족이라는 큰 벽을 하나 넘어야 한다는 두려움이 앞선다.


아직 직장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었고, 미혼이라면 그나마 선택의 자유가 좀 있다. 물론, 부모님이 선망하던 직장이나 직업이라면, 이해를 시켜드려야 하는 관문이 있다. '그 좋은 직장을 왜 관두니?', '남들은 들어가지 못해 안달이라던데', '네가 아직 배를 곯아보지 못해서 그렇구나' 등등. 그래도 아직은 젊고, 기회의 가능성을 봐주시기 때문에 자식에게 져주시는 게 보통이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찬성하시는 이유도, 말리시는 이유도 모두 자식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극단적인 경우가 아닌 바에야 호적에서 널 파내겠다는 말씀까지는 않으실 테다.


결혼을 하면 가족의 구성원이 바뀐다. 부모님보다는 배우자와 자녀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미혼시절의 혼자 몸이 아닌 것이다. 이제부터의 선택은 가족의 삶에 당장 영향을 미친다. 가족들이 성원을 보내거나 반대를 할 수도 있고, 오히려 내가 그런 것들을 고려해서 나의 미래를 설계할 수도 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가족들이 성원해 주는 것일 게다. 물론 이런 경우도 좋은 부모님을 만난 것처럼, 아주 이상적인 상황이니 여기에서 얘기는 하지 않겠다. 하지만, 우리가 바라는 이상향이라면 최대한 그런 동의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은 해봐야 하지 않을까? 많은 사람들이 이런 대립이 싫어 그냥 지금의 삶을 계속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을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수입이 아닐까 싶다. 경제 수입을 혼자 담당하건, 둘이 담당하건 현재의 생활수준을 지속하는 게 관건이다. 물론 직장 내에서 내 꿈을 찾는다면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이전 글에서도 밝혔듯이 이제는 순수한 나의 바람만으로는 직장생활의 안정성을 보장받기 힘든 시대가 되었다. 언제든 지금의 일이 아닌 다른 일을 고민해 봐야 하고, 이러한 상황은 나의 고민으로만 끝날 일이 아니다. 수입에 따라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변할지, 어느 선까지 가족들의 이해가 가능할지 논의가 필요하다. 가족 모두의 공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막연히 우리에게 닥치지 말라는 심정으로 외면할 수 없는 일이다.


가족은 누구보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다. (출처:The Simpsons Facebook)


굳이 내 꿈 얘기가 아니더라도, 가족 내에서의 소통 문제는 사회적으로도 중요한 이슈다. 어디에서부터 얘기를 꺼내야 할지, 굳이 지금 이 얘기를 해야 할지 고민스럽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가능한 한 빨리 얘기를 나눠보라 권하고 싶다. 내 꿈이 가족과 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라면 더욱 그렇다. 점점 더 많은 가장들이 가족과 시간을 좀 더 보내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내려놓는다. 내 꿈을 좇는 이유의 하나도, 내가 불행해서는 가족과 행복을 나누기 힘들다는 자각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함께 얘기를 나누다 보면 나 혼자 고민할 때보다 많은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내가 모르는 내 강점을 알려주어 내 꿈에 도움을 줄 수도 있다. 그들은 나와 가장 가깝게 지내는 가족이므로 누구보다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이다.


어느 날 밑도 끝도 없이 폭탄 발언으로 가족들을 당황하게 만들지 말자. 내 의도와 상관없이 외부 압력에 의해 그럴 수도 있음을 생각해 둬야 한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올 때를 대비해서 미리 얘기를 해보자고 하는 게 좋을 것이다. 한 번쯤은 가족 모두의 나이를 향후 몇십 년간 적어놓고 각자 그때 어떤 모습이 되어 있을지를 상상해 보는 것도 좋겠다. 내 나이 50대/60대에, 아내는 무엇을 하고 있을지, 아들과 딸은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적어본다. 막연히 우리 가족이 앞으로 함께 계속 살 것이라는 것보다 구체적으로 바라보면 막연한 두려움은 조금 더 사라진다. 매년 생일이나 결혼기념일에 이벤트로 남긴다면 가족의 역사가 될 것이다. 나의 미래가 우리의 미래가 될 때, 가족들의 사랑은 보다 끈끈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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