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득남을 축하드립니다. 아내분께서 임신 사실을 알려준 그날부터 9개월 동안 오늘만을 기다렸을 겁니다. 이미 아내는 수개월간 온몸으로 느꼈을 그 존재를 드디어 후배님도 만나게 되었네요. 아빠가 된다는 것, 부모가 된다는 것은 지금까지 겪어본 적 없는, 예상치 못한 사건을 시도 때도 없이 직면하게 되는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내와 더욱 힘을 합쳐야 합니다. 진정한 '전우애'가 피어나도록 지금 이 시기를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조리원에서는 아내가 용기를 갖도록 도와주세요.
흔히들 조리원이 '마지막 천국'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초보 엄마에게는 걱정과 고민이 무럭무럭 자라는 공간이라는 것을 잊어선 안됩니다. 게다가 후배님처럼 양가 부모님이 도와주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그 걱정은 훨씬 클 겁니다. 몇 달 전부터 인터넷 카페를 통해 '책으로 육아를 배운' 달인이 되었겠지만 막상 조그마한 아이를 보면 쉽지 않습니다. 모유를 먹이는 것부터 어떻게 씻기고, 재우고, 기저귀를 갈지.. 나 혼자서 할 수 있으려나.. 아프면 어떻게 하지.. 그나마 지금은 조리원에서 도와주는 데 여기서 나가면 나는 어떻게 하나.. 아내분에게 '당신은 잘할 수 있다'라고, '내가 도와주겠다'라고 꼭 이야기해주시길 바랍니다.
괜히 조리원에서 TV만 보거나 휴대폰만 만지작 거리는 일은 지양하는 게 좋습니다. 그럴 시간에 아이를 돌보는 일을 적극적으로 배우시길 바랍니다. 만지면 부러질 것 같은 아이의 다리도 과감하게 쭉쭉 펴주고, 기저귀 가는 법도 배우고, 분유를 타고 온도를 맞추는 일도 배우길 바랍니다. 앞으로 펼쳐질 육아라는 전쟁에 참전할 준비된 전우, 믿음직한 배우자라는 확신을 주어야 합니다.
아내가 여자라는 것을 절대 잊지 마세요.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께서 그런 말을 하셨습니다. 딸아이를 낳고서 자신은 '여자가 아니라 어미'였다고 말이죠. 아이를 낳은 후에 상당기간 동안은 모유를 먹이고 아이를 돌봐야 하는 것에 집중해야 하기에 옷도 제대로 못 입고, 잠도 잘 못 자고, 씻기도 어렵습니다. 남편이 없는 집에서 아내의 하루는 2-3시간마다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남는 시간엔 유축기를 돌립니다. 아이가 자면 엄마는 잠깐 자고, 아이가 깨면 엄마도 깹니다. 낮과 밤은 의미가 없고, 요일뿐만 아니라 계절도 구분이 없습니다.
'여자'로 살다가 '어미'로 살아야 하는 아내에게 연애시절보다 더 많이 '예쁘다', '사랑한다'라고 표현해주시길 바랍니다. 아내가 옷을 대충 입어도 예쁘고, 머리를 안 감아도 사랑스럽다고 말이죠. 물론 아내는 믿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그런 표현이 아내에게 힘이 될 겁니다. 혹시나 업무시간에 아이 사진을 아내가 보내주면 '당신이 더 보고 싶다'라고 해주세요. 당신에게 항상 첫 번째는 '아내'여야 합니다.
경험한 적이 없는 어려움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경험한 적이 없는 행복도 있을 겁니다. 어려움을 함께 견디고, 행복도 함께 누리길 바랍니다. 두 분의 앞날에 건투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