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모두 한집에 살아요』 × 우리
아침이면 달걀 장수의, 저녁에는 두부 장수의 종소리가 온 동네에 울린다.
어른 하나 없이도 놀이터, 풀밭에서 뛰노는 아이들 소리도 꽤 크다.
어렸을 적 내가 살던 5층 연탄 아파트 단지의 풍경이다.
가끔 낮잠에서 깨면 집에 아무도 없을 때가 있다.
그러면 난 엄마를 찾으러 윗집으로, 아랫집으로 돌아다닌다.
그러고 다니면 어느 집 아주머니가 나를 붙잡는다.
“4층 누구 아들이구나! 엄마 멀리 가신 거 같으니까 들어와.”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집으로 데리고 들어가 간식도 주고 TV도 틀어 준다.
어느새 그 집 아이들과도 어울려 놀고 있다.
그리고 어떻게 알았는지 엄마가 나를 찾으러 온다.
온 집이 내 집이었고, 온 집이 아이들의 집이었다.
지금은 그때처럼 이웃 사이가 친밀하지 않다.
좁은 엘리베이터를 둘만 타기라도 하면 서로 어색하기 짝이 없다.
그래도 아파트 어디서든 마주쳤을 때
반갑게 인사하는 건 아이들이다.
그렇게 아이들 덕분에 우리는
모두 모두 한집에 산다.
모두 모두 한집에 사는 법
1. 아이들처럼 웃기.
2. 아이들처럼 인사 잘하기.
3. 아이들처럼 서로를 두려워하지 않기.
4. 아이들처럼 순수하게 살기.
5. 그런 아이들을 받아 주는 어른이 되기.
글: Editor Gu
엉뚱하고 재미난 이야기,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전 세계 사랑을 받는 마리안느 뒤비크 신작!
같은 시간,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다양한 우리의 세상
제목은 “모두 모두 한집에 살아요”인데, 살아가는 동물의 모습들은 다양하다. 책을 몇 번 읽다 보면 작은 토끼가 주인공인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다. 이웃의 모든 동물들이 주인공이고, 집 밖의 나무에 사는 새들도, 쥐에게 편지를 전달하는 우체부 아저씨도, 자전거를 타는 거북이도 주인공이다.
작가는 이 책에서 작가가 생각하는 ‘함께 사는 세상’이 어떤 건지 자연스레 그려 낸다. 각자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하나의 공간에 그려 넣어서, 서로 관련 없는 각각의 사건들도 모두 연결된 느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