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이가 태어난 지 벌써 몇 개월이 흘렀지만, 나는 여전히 그녀를 바라보며 가슴이 먹먹해진다.
열 달 동안, 그녀는 혼자서 두 개의 심장박동을 품고 살았다. 하나는 자신의 것이고, 또 하나는 우리가 아직 만나지도 못한 작은 생명의 것이었다. 새벽에 입덧으로 화장실에서 토하는 그녀의 등을 쓸어주며, 나는 생각했다. 내가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사실이 얼마나 무력한지를.
그녀는 배가 불러올 때마다 "아기가 발로 차고 있어"라며 내 손을 배 위에 올려주었다. 그 순간만큼은 나도 그 신비로운 세계에 조금이나마 참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밤마다 다리 경련으로 잠 못 이루는 것은 온전히 그녀의 몫이었다. 숨쉬기조차 힘들어하는 그녀 옆에서, 나는 그저 베개를 받쳐주고 발을 주물러줄 뿐이었다.
출산 당일, 병원 복도에서 나는 입원실 앞을 서성였다. 정수기 앞에 서서 종이컵에 물을 받았지만 한 모금도 마실 수 없었다. 수술실 앞에 붙은 '수술 중' 표시등이 붉게 켜져 있었다. 재왕절개 수술. 그녀가 수술대 위에서 칼날 아래 누워있다는 생각만으로도 온몸이 떨렸다. 1초가 1년처럼 느껴지는 그 끝없는 기다림 속에서, 나는 처음으로 간절히 기도했다.
신이 있다면, 제발 그녀와 아이를 모두 지켜달라고.
처음엔 자연분만으로 시작했지만, 6시간 이상 진통 끝에 더 이상 차도가 없다며 의사가 수술을 결정했다. 그녀는 6시간 동안 혼자서 그 고통과 싸웠다. 나는 그 시간 동안 무엇을 했을까? 병실에서 그녀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해주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그녀가 생과 사의 경계에서 새로운 생명을 위해 고통 받고 있는 동안, 나는 그저 옆에서 손을 잡아줄 뿐이었다.
아이가 태어나던 순간, 산부인과 의사가 나를 불렀다. 물론 아기도 걱정이었지만, 난 나의 단짝이 더욱 걱정되었다. 분만실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나는 평생 잊을 수 없는 장면을 보았다. 마취에서 막 깨어난 그녀가 회복실 침대에서 온몸을 파르르 떨고 있었다.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 그리고 그 얼굴에 번진 미소. 그것은 이 세상 어떤 그림보다 아름다웠다.
"고생했어." 내가 말했을 때,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오래 기다렸지? 많이 걱정했어?" 자신의 몸 하나 견디기도 힘들었을 텐데, 오히려 나를 걱정하고 있었다.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이 사람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밤 2시, 아기가 운다. 그녀가 일어난다. 밤 4시, 또 운다. 그녀가 다시 일어난다. 새벽 6시, 기저귀를 갈아야 한다. 그녀가 또 일어난다. 나도 함께 일어나려 하지만, 모유수유는 오직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어느 날, 그녀가 거울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한참을 보고 있었다. 임신선으로 얼룩진 배, 푸석해진 피부, 빠진 머리카락들을 보며 슬퍼보였다. 나는 뒤에서 그녀를 안았다.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워."
"거짓말."
때로는 투닥거리기도 했지만, 우리는 알고 있었다.
이 작은 생명을 키워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희생이 필요한지를.
열이 날 때마다 그녀는 밤새 깨어 있었다. 아이의 체온을 재고, 미지근한 물수건으로 닦아주고, 병원에 전화해서 물어보고. 나는 약국에 뛰어가는 것 외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아이가 아프면 그녀가 더 아팠다.
이유식을 만들 때도 그랬다. 온갖 육아서적을 뒤져가며 영양소를 계산하고, 알레르기는 없을까 걱정하고, 간을 맞추고 또 맞추고. 나는 그저 설거지를 할 뿐이었다.
어느 일요일 오후, 아이가 낮잠을 자는 동안 그녀도 잠들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깨달았다.
그녀는 자신의 2~30대를 통째로 이 작은 생명에게 주었다는 것을.
자신의 몸도, 꿈도, 잠도, 심지어 화장실 갈 시간조차도.
나는 조용히 이불을 덮어주며 생각했다. 언젠가 우리 아이가 자라서 이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을까? 엄마가 자신을 위해 포기한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나의 어머니도 그랬었을 것이라는 걸.
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었을 것이라는 걸.
그런데 나는 지금까지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왔다.
지금 그녀는 부엌에서 아이의 젖병을 소독하고 밥을 만들고 있다.
곧 깨어날 아이를 위해서. 내일도, 모레도, 앞으로도 계속.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조용히 다짐한다.
이 사랑을, 이 희생을, 이 아름다운 헌신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그리고 평생에 걸쳐 갚아나가겠다고. 비록 완전히 갚을 수는 없을지라도.
그녀는 단순히 아내가 아니다.
그녀는 생명을 창조한 사람이고, 사랑을 형태로 만들어낸 사람이다. 그녀는... 어머니다.
그리고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
그 모든 상처와 피로와 변화와 함께.
이 글을 읽는 세상의 모든 남자들에게 건방지지만 말하고 싶다.
당신의 청춘을 함께 나누며 늙어가고 있는 여자, 당신의 아이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준 여자, 그녀들을 더 많이 사랑해 달라고. 엄마가 되었다고 해서 여자가 아닌 것은 아니다. 그녀들도 여전히 사랑받고 싶어하는, 인정받고 싶어하는, 아름답다고 불리고 싶어하는 한 사람의 여자다.
그 사실을 잊지 말자. 우리가 사랑하는 그 사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