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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두두 Dec 14. 2022

그림책을 위한 디지털 드로잉

초보가 뒤늦게 알면 고생하는 유의사항

그림책 강사님이 그림책을 처음 만드는 사람은 순수 창작보다는 현실 이야기를 넣으라는 조언을 했었다. 특히 '그림을 잘 못 그려요.' 하는 사람은 사진을 찍어 덧대고 선을 따서 그림을 쉽게 그릴 수 있다고 꿀팁을 알려줬었다. 그 덕분에 나 또한 그림책 만들 생각을 했나 보다.


쉽게 시작하는 디지털 드로잉이지만, 시작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부분이 있다. 특히 나 같은 초보에게 말이다.




1. 사진 저작권


선을 따려면 사진이 필요하고, 직접 촬영한 사진을 사용하는 것이 베스트다. 그런데 직접 찍을 수 있는 장면이 아닐 때, 내가 상상해서 그리긴 너무 힘들 때, 보고 그리는 것도 마음 같지 않을 때, 무료 이미지 사이트를 활용한다. 판매용 책이기 때문에 상업용으로도 사용 가능한지를 확인한다. 다운로드를 한 후 드로잉 앱에서 사진을 불러와 그 위에 레이어를 놓고 선을 딴다. 사진의 대상 색깔을 추출해 그대로 입히면 더 현실감 있다.


'누가 내 책을 보겠어?' 할 수도 있지만, 어쨌든 세상에 내놓으려면 다른 사람의 작품도 존중해야 한다. '선 따서 그릴 건데 누가 알겠어?' 할 수도 있지만, 그것도 모르는 일이다. 허락 없이 변경하여 사용했다고 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창작이 자유롭지 않은 사람이 창작자로서 안전하려면 내 사진으로 하는 것이 가장 좋다.  


2. 그림 사이즈


디지털 드로잉 어플에서 처음 캔버스 사이즈를 선택할 때 유의해야 한다. 우리는 미리 그림책 사이즈를 A4(210mm*297mm) 보다 작은 크라운판(176mm*248mm)으로 결정했다. 그래서 이미지도 A4 사이즈 기준으로 그리기 했다. 이미지가 큰 건 조정할 수 있지만, 너무 작게 그려서 확대하는 건 화질 문제가 있을 수 있다.


J는 어플의 초기 설정값인 웹용 작은 사이즈로 그림을 그렸다. 분명히 처음에 사이즈를 조정하는 것 같았는데, 결과적으로 웹용 사이즈로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림 마감일 전 다 같이 모여 점검했을 때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페이지 전체면으로 배경까지 포함해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확대하니 이미지가 너무 깨졌다. J는 매우 빠르게 현실을 직시했고, 그날부터 다시 그렸다. 이미 그려놓은 그림을 불러와 선을 따고 색을 칠했다. 숙달된 솜씨로 아이패드 위에 손가락을 날렸다. 단 3일 만에 모든 그림을 다시 그렸다.


3. 해상도


그림 사이즈가 엄청 커도 해상도는 또 다른 문제다. 인쇄용 이미지는 해상도가 300 dpi 이상이어야 한다. 메디방이나 프레스코, 프로 크리에이트 등은 처음 캔버스 사이즈를 설정할 때 해상도도 지정할 수 있다. 그런데 내가 사용한 오토데스크 스케치북은 해상도를 설정하는 기능이 없다.


해상도를 미리 300 dpi로 설정하고 그림을 그린 사람은 포토샵을 할 필요도 없이 바로 인디자인 작업을 하면 된다. 나는 일단 사이즈가 크면 괜찮겠지 싶어 A4보다 더 큰 사이즈의 캔버스로 그렸는데, 용량만 엄청 커질 뿐 해상도는 72 dpi 밖에 안 되더라. 그래서 포토샵으로 300 dpi를 맞춰주는 작업을 해야만 했다.




나중에는 인쇄용 색상인 CMYK로 설정을 바꾸는 과정에서, 색감이 확 다운돼서 당황했던 이야기는 다음에 해야겠다. 배우긴 했지만 그 속속들이 잘 알지 못하는 내가 이 그림책 창작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니. 그것도 '알고 보니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이 알아서 진행해 주는 것이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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