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찾아 삼만리

반갑다 군고구마야!

by 서툰사남매맘



오랜 연휴 끝에 다시 찾은 어린이집. 차에 탈 땐 울었지만, 내릴 땐 울음을 그쳤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했다. 배가 가끔 아프고 설사까지 하는 아이를 보내려니 걱정이 컸다. 혹시 더 아파지면 어쩌나 싶어, 선생님께 아이가 힘들어 보이면 조퇴시키겠다고 말씀드리고 무거운 마음으로 등원시켰다.


집에서 쉬게 할까 고민도 했지만, 막내가 안 가면 셋째도 덩달아 안 간다고 할 게 뻔했다. 연휴도 길었던 터라, 자꾸 안 가면 습관이 될까 걱정되었다.


두 눈 질끈 감고 아이를 보내고는 글쓰기 수업에 갔다. 오늘은 특강이 있는 날이었다. 생각보다 유익했다.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남는 시간이었다. 강의 내내 혹시 어린이집에서 전화라도 올까 신경이 곤두섰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평소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덕분에 종일반이 아닌 민상이 담임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
“민상이 괜찮았나요?”
“네, 괜찮았어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엄마, 고구마 먹고 싶어.”
설사 중이라 과자나 치킨 같은 자극적인 건 피해야 했다.

고구마라면 괜찮겠지 싶어, 편의점에서 군고구마를 사기로 했다.

마트에서 사다 에어프라이어에 구워도 되지만,

시간도 걸리고 손도 많이 가고, 낱개로 살 수도 없으니 망설여졌다.

가족들이 고구마를 좋아하지 않아 봉지째 사면 남기기 일쑤라 처치곤란일 게 뻔했다.



차를 주차하고 집 앞 편의점으로 향했다. 하지만 군고구마가 없었다.

아이는 금세 울음을 터뜨릴 듯한 표정이었다.

재빨리 다른 편의점으로 향했다.

걷는 동안 고구마 생각을 잊은 듯, 아이는 폴짝폴짝 뛰며 발걸음을 옮겼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문을 열었을 때, 고구마 두 개가 반갑게 날 맞았다. 얼마나 기뻤던지.
“반갑다, 고구마야!”
소리 내어 인사할 뻔했다.

“한 개면 되지?”
“아니, 두 개~”
분명 하나로 충분해 보였지만, 아이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결국 두 개를 담아 계산했다. 종이 봉투에 담긴 군고구마를 들고 돌아오는 길, 마음이 사르르 풀렸다.


껍질을 벗겨 주자,

작은 손에 노랗게 익은 고구마를 꼭 쥔 아이는 따끈한 김 사이로 고소한 냄새를 맡으며 눈을 반짝였다.

입가에 잔뜩 묻은 고구마 가루도 아랑곳하지 않고,

도톰한 볼이 천천히 움직일 때마다 단맛이 입 안에 퍼졌다.


“음~ 맛있어!”


잠시 뒤,


“닭다리 같아~”

두 손으로 고구마를 꾹 안아 다시 한입.


그 순간, 세상은 군고구마 향으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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