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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색깔 찾기

나라는 사람을 가다듬어가는 일

by 이열

어느 순간부터 '더하기'보다 '빼기'가 중요해졌다. 예전엔 뭐든 많이 알고, 많이 경험하고, 많이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관심사는 넓을수록 좋다고 여겼고, 가능한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모든 것에 손을 뻗으면 결국 아무것도 제대로 잡을 수 없다는 것을.


그래서 이제는 선택하기로 했다. 좋아하는 분야에는 깊이 파고들어 안목을 키우고, 싫어하는 쪽은 과감히 털어내어 마음에 여백을 마련하기로. 남들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들을 억지로 좋아하려 하지 않겠다. 관심 없는 분야의 지식을 의무감으로 채워 넣지도 않겠다. 단순히 효율의 문제가 아니다. 나라는 사람의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어떤 책을 읽을 때 진짜 설레는지, 어떤 대화를 나눌 때 시간 가는 줄 모르는지, 어떤 일을 할 때 에너지가 충전되는지. 신호들에 귀 기울이며 조금씩 방향을 조정해갈 것이다.


편협해지는 건 아닌지 우려도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 보려 한다. 얼마나 많이 아는지 보다, 얼마나 깊이 이해하는지. 그리고 얼마나 넓게 손을 뻗는지 보다, 얼마나 진실되게 나 자신과 마주하는지. 차근차근, 나라는 사람을 가다듬어가는 일을.




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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