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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을 기다리며

드디어 내 책과 만나는 날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by 이열

지난주, 출간 예정인 소설의 교열본을 받았다. 주말 동안 최종 점검을 진행했고 일부 단어 교체 및 몇 군데 줄 바꿈 요청을 드렸다.


그동안 편집장님과 간간이 연락하며 이제나저제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내 책과 만나는 날이 코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조급한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기다림도 책을 완성하는 과정의 일부였다. 편집자의 세심한 터치, 디자이너의 고민, 인쇄소 작업까지, 내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많은 이들이 움직였을 것이다.


"자연의 속도를 따라라. 그녀의 비밀은 인내다." 랄프 왈도 에머슨의 말이 떠오른다.


책이 세상에 나오는 과정도 자연의 속도를 닮았다. 씨앗을 심고, 물을 주고, 햇빛을 기다리듯, 원고를 넘기고 편집을 기다리고 표지와 교열본을 확인했다. 서둘러 넘길 수 없는 시간이 한 페이지씩 쌓여 완성을 향해 나아갔다.


인내는 그저 참고 견디는 것이 아니라, 나를 단단히 키워내는 힘이다. 출간을 기다리며, 자연처럼 나도 천천히 깊어진 것 같다.





사진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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