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02. 박진영은 참 좋겠다

박진영도 아빠, 나도 아빠인데, 쩝.

by 사랑 머금은 햇살
밤하늘의 별처럼
환한 낮에는 안 보이다가
어두운 밤이 오면
너의 갈 길을 비춰줄게
길을 잃었을 때 무섭고 두려울 때
너의 하늘을 별로 채울게
꽉 잡은 이 손을 놓을 때까지
내가 너의 곁에 있어 줄 테니
자신 있게 뛰고 꿈꾸렴
넘어질 때마다 내가 있으니
- 후 략 -


가수이자 성공한 사업가인 박진영의 노래, “꽉 잡은 이 손”의 가사다. 글쎄. 천재가 있다는 말을 부정하고 싶지만, 그가 만든 노래들을 들어보면 천재의 존재를 인정해야 할 듯싶다. 태어난 딸아이에게 선물을 주고 싶어 만들었다는 노래. 그는 자신이 직접 만든 노래를 부르다 눈물이 났다는데, 나는 그저 그가 쓴 가사를 읽다가 눈물이 났다. 어떻게 아빠 머릿속에 담긴 아이에 대한 사랑과 걱정을 이렇게 이쁜 말로 세상에 내놓을 수 있을까. 어떻게 아이에게 이런 선물을 해줄 수 있을까.

언젠가 이 손을 놓고
멀리 날아갈 때가 올 거란 걸 알지만
행여 세상이 널 지치게 할 때면
돌아올 곳이 있다는 걸 잊지 마렴


굳이, 아주 굳이, 이 노랫말에서 흠을 찾자면, 세상이 우리 아이들을 지치게 할 때 돌아올 곳이 “언젠가는” 없어질 것이라는 것 아닐까. 부모는 결국 먼 길 떠나게 되니 말이다. 대신 지금의 내 아이는 또 누군가의 돌아올 곳이 되어 있겠지만.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님의 풀꽃(*)과는 달리, 자세히 보지 않아도 예쁘고, 오래 보지 않아도 사랑스럽다. 길가의 피어있는 작은 풀꽃처럼 아직 소소하지만, 자세히 보지 않아도, 또 오래 보지 않아도 이쁘기만 하고, 사랑스럽기만 하다. 눈만 마주쳐도 행복하고, 조그만 입술이 움직일 땐 경이롭기까지 하다.


먼 훗날, 돌아올 곳이 없어져도, 지치지 않고, 무섭지 않고, 그리고, 불안하지 않게 해 주려면 나는 무엇을 준비해주어야 할까. 무엇으로 이 아이의 갈 길을 비춰주고, 빈 하늘을 채워야 할까. 천재가 아닌 나는, 박진영과 다른 것을 선물하기로 했다.


무엇이 좋을까.



* 슈퍼 울트라 늦둥이 아빠의 육아 및 교육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사진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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