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안영회 2023
오래전에 샀는데 펼치지 않은 채로 놓였던 <아르센 벵거> 전기를 펼쳤습니다. 서점에서 충동적으로 산 책인데, 아이러니한 사실은 아르센 벵거와 그의 팀인 아스날을 좋아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오래전 일이라 기억조차 불분명하지만, 아마도 영어 읽기를 습관화할 생각으로 스트레스받지 않는 책을 골랐던 듯합니다.
그랬던 책인데 몇 페이지 넘기지 않아 영감을 주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그냥 읽기만 하고 지나치기에는 여운이 너무 남아 이미 주말에도 글을 써서 올렸습니다. 그 여운을 이어갑니다.
아매 문장을 만났을 때, 저는 펜을 들어 책 왼쪽 여백에 'integrity'라고 쓰는 것으로 감상을 표현합니다.
그 정도로 감상을 그칠 수가 없어서 노트북을 펼쳐 글을 쓰게 됩니다. 우선 제가 감탄한 문장을 DeepL 번역해 봅니다.
'integrity'를 키워드로 제가 쓴 글을 검색해 보았습니다. 이미 네 개의 글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소속감을 돕는 조직 만들기와 미션 분배>편에서는 Integrity에 대한 뉘앙스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네 번째로 나온 결과인 <XP 혹은 점수와 성과와 책임 분배>편에도 비슷한 문구가 등장합니다.
다만, 앞선 글에서는 설계나 기획의 맥락을 다루고 있고, 네 번째 글은 적절한 분배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분배하기 전에 통합적인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에서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자주 쓰이는 말인 무결성(트랜젝션의 무결성, 데이터 무결성 등)이 떠오릅니다.
검색 결과 중에서 두 번째 글인 <욕망과 거품에 대해서 - 욕망 탐구 III>편에서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바운더리에 대한 이야기로도 읽힙니다. Integrity를 위해 바운더리를 잘 지키자는 생각이 제 가치관에 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위대한 리더의 차별점과 4가지 종류의 창의성 기르기>편에서는 '통합'을 설명하는 구절에서 Integrity를 떠올렸습니다.
Integration이 통합을 뜻하기 때문에 그런 듯한데, 이왕 다시 보게 되었으니 뜻을 찾아보기로 합니다. 습관에 따라 콜린스에서 찾으려다가 최근 자주 쓰는 DeepL을 해 봅니다. 우연한 발견이지만 아직 철자를 다 치기 전에는 '통합'이 뜻으로 등장합니다.
물론, 다 입력을 하면 다른 뜻이 되지만요.
콜린스까지 찾아보면 '무결성'이라는 번역은 반쪽만 어울리는 말인 듯도 합니다.
The integrity of something such as a group of people or a text is its state of being a united whole.
사람(a group of people)에게 '무결성'이란 단어를 쓰는 경우는 잘 보지 못한 듯합니다. 사람에 쓰이는 경우는 다음 뜻을 보면 '진정성'이 더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If you have integrity, you are honest and firm in your moral principles.
안 그래도 '진정성'과 Integrity를 연결해서 글을 쓴 듯한 기억이 있는데, 제 글 중에 '진정성'을 키워드로 검색해 보니 7개의 글이 있네요.
이끌림에 의해 샀지만 (이제 와서) 지금 보니 벵거의 책을 고른 이유는 그를 알기에 Integrity가 딱 느껴졌던 모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