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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Jun 19. 2023

경계와 활용(Boundaries & Leverage)

월요안영회 2023

10년쯤 전에 XP 책을 두 번째로 펼쳤을 때 이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뭐야, 이거? 프로그래밍 서적이 아니라 철학서 같은데


나에게 Kent Beck은 실제로 만난 일은 없는 스승

혼자 읽기가 아쉬워서 2015년 사내 스터디 모임으로 시작했던 XP 책 함께 읽기가 지금은 온라인 공간에서 3년 차 모임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개발자들이 자신의 발전을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모를 때 생각하는 힘을 키워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죠.


한편, 브런치에도 연재물을 포함하여 XP를 다룬 글이 이미 58개나 있습니다. 그렇게 익숙하게 제 삶에 침투한 Kent Beck의 사고방식을 요즘 그가 쓰는 Tidy First 블로그를 통해서도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이 역시 몇 차례 인용한 일이 있습니다.


Kent Beck의 글을 접하고 실천한 지가 10년이 넘어 어쩌면 저에게 그는 (실제로 만난 일은 없는) 스승과 같은 존재일 수도 있겠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그의 글을 내용뿐 아니라 사고방식 자체를 응용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예로 최근에는 'Confusion to Sense to Boundaries to Leverage'라는 글을 <우리는 처음부터 개성을 가진 존재다>라는 전혀 다른 맥락의 글에서 인용한 바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는 그러한 단락을 묵어 '시스템 사고와 연기의 세계'라는 구절을 쓴 일이 있습니다.


경계와 활용(Boundaries and Leverage)

이번에는 지난 글에서 인용하지 않은 구절을 읽고 배운 내용입니다. 그의 원문에서 Boundaries 그리고 Leverage 구절입니다.

the second goal for my systems thinking is to clarify what I can & can’t expect to influence.

지난 글에 다뤘던 시스템 사고(Systems Thinking) 혹은 연기의 세계를 이해한다면, 노력을 투자함에 있어 기대할 수 있는 것과 영향을 끼칠 수 없는 일을 명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Kent Beck의 TDD에서 Fail을 먼저 만나는 과정도 이러한 사고방식 측면에서는 같은 이치라고 봅니다. 직면(直面) 혹은 Data Driven 역시 같은 사고방식을 펼치는 다른 표현들입니다.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편에서 썼던 '내가 풀려는 문제가 무엇인지 분명히 하자' 단락도 마찬가지죠.


'경계'란 표현을 쓴 글이 87개에 이를 정도로 제가 꽤나 자주 다룬 개념인데요. 관계나 효과(개체와 환경의 관계) 등을 검토할 때 꼭 필요한 개념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음으로 DeepL의 번역 중에서 '활용'을 택한 Leverage를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문장 하나만 꼽으면 아래 내용인데요.

이 문장을 읽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개념을 베조스의 '플라이휠'이었습니다. 플라이휠을 만드는 작은 행동에 초점을 두는 일은 어떤 면에서는 저에게 (플라이휠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익숙한 '아기 발걸음' 원칙에도 부합합니다.

제가 명시적으로 알지 못했지만, 많은 경우 '아기 발걸음' 원칙에 따른 실행법을 찾은 이유도 Kent Beck이 말하는 레버리지[1]와 연관이 있는 듯합니다.


저에게 적용하지 않는 경우에도 프로세스를 설계할 때 사용자에게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활동인지 항상 확인해 왔는데, 이를 떠올리는 단어로 HBR 영향을 받아 주로 Incentive를 써 왔는데 leverage 도 비슷한 어감의 단어인 모양입니다.


나만 잘하면 전체가 나아지는 XP

두 개념을 내 삶에서 어떻게 섞어 효과를 낼 것인지는 사실 지난 글에 썼던 '나만 잘하면 전체가 나아지는 XP'의 재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독자님들은 지난 글에서 해당 부분을 찾아 다시 읽어 보실 수 있습니다. 거의 같은 내용이지만 반복하면, 아래 1, 2, 3에 다음과 같은 부연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1은 (과학자가 아니더라도) 아인슈타인처럼 살자는 말로 축약할 수도 있고, 지난 글에 언급한 '성장 마인드셋'을 언급할 수도 있습니다. 2번은 '아기 발걸음' 원칙으로 보편화해서 말할 수도 있고, OKR의 정렬을 시간이나 분 단위에도 적용하는 일로 예시를 들 수도 있습니다. 일을 작게 쪼개는 방법으로써 TDD의 효용성도 떠오릅니다. 마지막으로 3번은 <행동 가능한 문제 정의와 함수>편으로 설명을 대신할 수 있습니다.


주석

[1] Leverage에 대한 번역을 '활용'이라고 했다가 다시 '레버리지'라고 했습니다. 아직 둘 중에 뭐가 좋은지 확신이 서지 않음을 드러낸 표현입니다. collins의 단어 뜻을 찾아보면, '활용'이란 표현도 적절한데 문맥에 따라서 표현이 어울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을 듯합니다.

Leverage is the ability to influence situations or people so that you can control what happe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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