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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Oct 06. 2021

누구를 위해 사업을 하며, 어떻게 하고 있는가?

진한 일상의 기록 3편

후배와의 대화가 배경이었던 지난 글은 키워드만 보면 고통으로 시작해 사업으로 끝났다. 글의 주제가 흐릿해질까봐 덧붙이지 못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누구를 위한 사업인가?

권도균님의 페이스북 글을 읽은지 일주일 쯤 되었을 때, 최봉영선생님과 전화로 묻따풀을 했다. 최선생님이 한국 사람들이 나를 위한다고 말할 때 4가지가 있다고 말씀하셨다.

"저만"을 위하는 나

"저들만" 위하는 나

"남까지" 위하는 나

"것까지" 위하는 나

듣는 순간 우와~ 하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머릿속이 밝아지는 기분이 들고 신이 났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내가 왜 사업을 하는지 단박에 알았다. 창업한지 4년이 넘도록 이유를 설명할 수 없었는데, 거짓말처럼 단번에 내가 사업하는 이유1)를 깨달았다.


권도균님 표현에 최선생님의 풀이를 해서 찾을 수 있었다. 내가 꾸는 이 나만을 위한 것인지, 우리 회사와 직접적 이해관계를 갖는 이들(주주와 직원 등)만을 위한 것인지, 남까지 위한 것인지, 사람이 아닌 환경까지 고려한 것인지 물으면 답을 찾을 수 있다.


당연히 우리회사 직원과 주주가 가장 중요하지만, 나는 남까지 위한 꿈을 꾸고 이루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게 나의 사업이다.


선택과 집중을 언제 어디에 할지 아는 방법

지난 주말에 린 분석 책읽기 모임에서 첫 번째 화상 모임을 했다. 멤버 중에 현장에서 분석을 하시는 분이 자신이 하는 분석과 린 분석 차이를 물었다. 묻기 전에 게시판(두레이)에서 아래와 같이 글을 써둔 상태였다.

사실 햇갈리는 부분이.. 일반적인 분석과 린(lean) 분석의 차이를 잘 모르겠어요.;;
검색을 해 보면 아래와 같은 정의가 나오는데요.
Lean business analysis is about doing the right thing at the right time and removing things that don't add value.
사실 일반적인 분석보다는 좀 더 비즈니스의 성공측면에 초점을 맞춘 분석이라는 느낌이 드는데,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에 대해 댓글도 오갔도 화상 회의에서 대화를 통해 일부 해소가 되었는데 핵심만 뽑아보면 대략 아래와 같이 답을 할 수 있다.


비즈니스에 사활이 걸린 지표를 찾고, 이를 분석하며 선택과 집중을 이뤄내는 일


애자일하게 사업하는 일상의 예시

(내 삶이 애자일하구나 느끼는) 놀라운 사실은 화상 회의를 하는 그 시점에 확인한 회사 협업시스템(두레이)에 올라온 글이다. 우리회사의 SaaS 서비스인 요우마 서비스의 사업부장님과 어제 오전 3시간이 넘는 릴레이 토론을 했다. 정확히 말하면, 사업부장이 끌고 온 몇 달간의 행보 중에서 (회사차원의)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내가 따라가는 행위였다. 몰입을 요하는 긴 청취라 상당한 에너지를 요했지만, 따라가기만 하면 그동안 막연하던 일들이 환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형태가 숫자는 아니지만 앞서 언급한 바로 그 지표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3시간 동안 들으면서 반응한 내용에 대해 사업부장님이 친절하게 긴 (두레이) 기록을 남겼다. 기록을 읽는데 내 머리속에서 자동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는 빙산의 일각이었다. (애자일을 누군가에게 설명할 때 자주 빙산 비유를 이용했던 탓이다.) 빙산이 떠오르는 직접적인 동기는 보이는 부분이 사업부장님이 쓴 기록 중이 일부이지만, 안 보이는 거대한 빙산의 기저가 사업부장과 우리회사의 동료 전부가 노력한 결과의 응축로보여지기 때문이다.


기록 중에서도 내가 유심있게 살펴본 서비스 모델이 두 장의 그림으로 펼쳐졌다. (영업 비밀은 아닌 듯하여 그 중 한장만 노출한다.) 이것이 바로 앞서 말한 비즈니스 사활과 관련한 지표 후보다. 우리회사는 현재 그림으로 묘사한 부분이 제대로 작동하느냐를 검증하는 중이다.

평소 <린 분석> 책 같은 것은 읽지 않는 사업부장님이 놀랍게도(혹은 당연하게) 사활이 걸린 내용이란 인식을 갖고 나에게 설명한 부분이다.


맺음말

최근 며칠 겪은 일에서 얻는 깨달음이 커서 그저 페이스북 메모로 남기기엔 아쉬웠다. 그래서 일단 쓰고 보니 두 가지 꼭지가 나와 그 제목을 붙이고 공유한다.


주석

1) 묻따풀을 위해 최선생님께 욕망을 통해 나를 읽는 방법으로 나는 어떤 나를 위해 사업을 하는지 이야기하다가 말이다. 더불어 최선생님이 이전에 '사람은 준비한 만큼 만나는 법'이라 말씀해주신 내용도 떠오른다. 묻따풀을 알려주신 최선생님을 비롯하여 여러 감사한 분들의 도움에 더하여 내가 꾸준히 살아온 삶의 축적에서 발현한 순간의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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