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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Oct 24. 2024

디지털 기술의 일상 침투와 사라지는 인터페이스

설계: 생각을 ‘차려’ 물질로 만드는 힘

디스코드를 쓰다가 우연히 만난 맥 UI로 잠시 어리둥절하다가 불편한 사건을 학습의 기회로 전환하였습니다. 맥북과 애플폰을 함께 쓰자 디스코드 앱에서 마이크로 애플폰을 인식한 것입니다.


디지털 기술의 일상 침투와 사라지는 인터페이스

글을 쓰며 다시 차분한 상태가 되니 이미 <사라지거나 모양이 바뀌는 사용자 인터페이스>에서 다룬 주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상의 다양한 장면에서 비슷한 느낌의 기술 침투를 느낍니다. 두 가지 개념 표현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는 유비쿼터스 컴퓨팅Ubiquitous computing이라는 낡은 느낌을 주는 개념입니다. 두 번째는 최근 읽은 <Why>에서 '인터페이스가 사라졌다'라고 설명한 내용입니다.


이에 대해 저는 '디지털 기술의 일상 침투와 사라지는 인터페이스'라고 표현해 보았습니다. 먼저 제가 쓴 표현이지만 '디지털 기술'이 뭔지를 인공지능 삼총사[1]에게 물었습니다. 내용은 대동소이하지만 정의 부분은 챗GPT의 요약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디지털 기술은 데이터를 0과 1의 이진수 형태로 처리하는 기술을 의미합니다. 컴퓨터, 스마트폰, 인터넷 등의 기기와 시스템이 모두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정보를 저장, 처리, 전달합니다. 이 기술은 아날로그 신호를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더 정확하고 빠른 처리가 가능하게 합니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의 종류와 영향은 너무나 포괄적이고 이미 일상에 깊이 침투한 상태라 굳이 언급할 필요를 느낄 수 없습니다. 제가 어리둥절한 것은 침투의 정도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빠르고 교묘하게 다가온 점인 듯합니다.


소프트웨어의 점진적인 침투 양상

저는 제 느낌과 인식을 전달하기 위해 '침투'란 단어를 선택했는데요. 올바른 판단이었는지 사전을 찾아보겠습니다.[2] 비가 스며들듯이 시나브로 즉,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 일상에서 일어나는 양상을 표현한 것이니 적합하네요.

2021년 한참 뉴스를 보고 경제를 공부하던 시절 미디어와 제조 기업들의 소프트웨어에 대한 몰이해를 다뤘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지인들과 이를 표현할 때 OTA(Over-the-air programming) 개념에 대한 이해와 경험이 아주 중요하다고 주장한 적이 있었습니다. 브런치 초기 글인 <자동차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된다는데?>에 그 기록이 담겨 있네요.


다시 제 경험으로 돌아오면, 어제 있었던 디스코드 앱 업데이트와 언젠가 있었던 맥북 OS나 아이폰 OS 업데이트가 결합하여 저도 모르는 사이에 소프트웨어의 작동 방식이 바뀐 것이죠. 예전처럼 무언가 구매(하드웨어)하거나 설치(OTA 이전 소프트웨어) 한 일이 없는데 말이죠.


애플이 구현한 유비쿼터스 컴퓨팅

이제 다시 99년에 들었던 유비쿼터스 컴퓨팅 개념을 살펴보겠습니다. 당시 저는 외국의 자동차 회사에서 모든 것이 연결된 편리한 세상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면서 유비쿼터스 컴퓨팅 개념의 효용성을 상상했습니다. 25년이 지났는데 당시 영상에서 봤던 일은 당시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회사(테슬라)가 가장 근소하게 구현하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니 흥미로운 일이네요.


그리고 위키피디아의 유비쿼터스 컴퓨팅 페이지에서 애플과의 연결고리를 찾았습니다.

The "Continuity" set of features, introduced by Apple in OS X Yosemite, can be seen as an example of ubiquitous computing.

그리고 링크된 페이지에서 Continuity 개념을 설명하는 내용을 찾아 파파고 번역을 의뢰했습니다.


사라지는 인터페이스와 인공지능 그리고 구독 모델

마지막으로 <Why>에서 언급한 '인터페이스가 사라졌다'를 떠올리게 하는 느낌에 대해 말해 보겠습니다. 먼저, 관련 내용을 추려 인용해 보겠습니다.

미디어에서 우리의 행동을 유발하는 실체가 곧 인터페이스다. <중략> 각각의 인터페이스와 내가 소통하는 방식은 다시 나와 세상을 매개한다. <중략> 내 마음 mind과 생각이 인터페이스를 온전히 대신하게 되는 경우다. <중략> 뇌가 컴퓨터와 인터 페이스 없이(즉 생각이 인터페이스로서) 직접 연결됨에 따라 손을 움직이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컴퓨터와 소통할 수 있게 되는 것, 컴퓨터로 매개된 상대방과 더 직접적으로, 더 빠르게 생각만으로 연결되는 경험이 현실적으로 가능해졌다는 뜻이다.

개인적으로 평가해 보면 유비쿼터스 컴퓨팅은 백엔드부터 발전한 듯합니다. 체감에 따르면 대략 10년 전부터 서버 컴퓨터가 클라우드로 옮겨 가서 컴퓨터를 주변에서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클라우드를 전제로 한 프로그래밍 방식이 득세하기 시작한 것도 5년 정도 전인 듯합니다.


이제는 사용자 접점을 다루는 기술 영역에서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벌어질 차례인 모양입니다. 바로 지난달 미라클 레터 기사에서 봤던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의 사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요즘의 디지털 기술을 말하면서 인공 지능을 빼놓을 수는 없습니다. MS를 살려낸 것으로 평가받는 사티아 나델라는 어디가 돈이 되는지 분명하게 아는 듯합니다.

코파일럿은 AI를 위한 UI다.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같은 미라클레터의 이상덕 기자의 글을 볼까요?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성공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이루어낸 사례로 자주 언급됩니다. 사티아 나델라 회장은 기존에 CD로 제공되던 윈도와 오피스 제품군을 과감하게 클라우드로 전환했고 구독 모델을 도입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기업 고객의 업무 효율을 크게 높이고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렇게 시나브로 일상에 침투하려면 구매라는 장애물 혹은 해자를 없애야 합니다. 애플 UX에 실망해서 쓴 <Apple: 혁신의 끝에 도달한 유틸리티 컴퓨팅 업자>를 다시 소환합니다. 똑같은 불편을 구글도 최근 선사했습니다. 아이들 사진을 보관하던 구글 포토 백업을 위해 원하지도 않는 구글의 인프라 서비스에 가입하며 번거로운 백업 작업으로 긴 시간을 날렸죠. 빅테크가 그만큼 구독 모델에 사활을 거는 이유를 다시 보게 됩니다.


주석

[1] 제가 사용하는 챗GPT4o 유료, 퍼플렉시티, 제미나이 무료 버전을 통칭합니다. <산업 해체에 대한 해석과 재구성 연습>에 구체적인 사용 예시가 있습니다. 이번 물음에 사용한 프롬프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정의]와 [종류] 그리고 그 [영향]에 대해 간략히 기술해 주세요.

[2] 한자 사전도 찾아봅니다.



지난 설계: 생각을 ‘차려’ 물질로 만드는 힘 연재

1.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은 모델링을 왜 하게 되는가?

2. 모델링 과정의 효용성과 모델링 결과의 쓰임새

3. 객체지향 분석설계 말고 객체지향 사고법

4. 설계가 잘 쓰이려면 독자와 쓰임새가 분명해야 한다

5. 프로그래밍의 다면적 특성

6. 비즈니스 소통에서 관심사의 분리와 일반화의 효과

7. Event Driven의 기원과 현실적인 활용 방법

8. 모델링에 대한 메타 인지: 모델링이라는 생각 차림법

9. 이제 UML은 극소수 개발자만 쓰는가?

10. 업무 분석 과정에서 UML 클래스도를 쓰면 얻는 것

11. 자기 중심에서 팀 중심으로 확대하기

12. 평면적 데이터를 구조화하고 묻따풀로 설계하기

13. 프로그래밍에서는 몰라도 설계에서 작명은 엄청 중요하다

14. 설계란 결국 번역인가?

15. 설계를 번역이라 한다면...

16. 비대칭적인 일상의 순간이 알려준 이벤트와 스키마 대응

17. 사라지거나 모양이 바뀌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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