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발걸음 실천법 No. 6
마침 제가 아기발걸음 실천법 시리즈를 시작하는 시점에 취미 삼아 보는 축구 채널에서 흥미로운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김진짜 채널에 걸린 <영국 유학파 코치가 말하는 ‘유럽이 축구를 잘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는 영상이 상당한 감흥을 주어 일단 글을 쓰기로 했습니다. 새로운 시리즈를 만들고 싶지는 않고, 산발적인 글도 이제 그만 쓰려니 기존 연재나 새로 시작하려는 시리즈에 넣자고 생각했습니다.
최종 목표는 역시 얼마 전에 제가 그린 그림에 대해 쓰고자 합니다. 아래 그림이죠.
이유에 대해 써봅니다.
내가 그린 그림인지라 평소 염두에 두는 실제 생각과 연결할 수 있다.
실제로 동료를 코칭할 때 나온 그림이다.
다른 글에서 인용한 것이니 그때의 경험과 연결하여 맥락을 풍부하게 할 수 있다.
목표를 원대하게 누구나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을 단 시간에 쓸 수는 없습니다. 저는 상호작용 과정에서 누군가를 도운 일은 있지만, 글로 불특정 다수에게 이 방법을 설명할 수준은 아닙니다. 쓰면서 알아가고자 합니다. 제가 평소에 활용하며 효과를 보는 아기발걸음에 대해서. 암튼 그렇게 고안한 저의 첫 아기발걸음은 이미 책 읽을 때는 습관이 된 '읽기 쓰기 페어링' 에서 읽기의 대상을 시청하는 영상으로 대체하는 일입니다.
이렇게 일대일대응으로 전개하니 추가적인 이점이 설명이 쉽네요. 책을 읽을 때 저는 영감을 주는 문구를 형광펜으로 칠합니다. 영상 시청에서 이런 욕망은 화면 캡춰를 해두는 습관으로 바뀌어 있는데, 이렇게 캡춰한 화면을 이용해 글을 쓰면 앞서 말한 아기발걸음이 완성됩니다.
오... 하면서 보면 영상의 시작점이 여깁니다. 소화하기 좋은 크기를 쉽게 정합니다. 어떤 장면에서 실천하기 전에 보면 딱 좋을 문구 하나만 찾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걸 소화해보는 것입니다.
감탄에서 영감을 추출할 수 있게 한 장면은 이 지점이죠. 영감에 제목을 달려고 노력해봅니다. 첫 제목은 '전문가인데 따뜻해' 입니다. '따뜻한 전문가'로 바꿔봅니다.
하지만, 초점을 바꾸고 싶습니다. '칭송과 감탄'에 초점이 맞춰지면 대중적인 영상으로는 좋을 수 있지만, 제가 무언가 실천하는 데에는 득이 되지 않습니다. 저는 수퍼히어로가 되려고 고생하며 살고 싶지 않고, 당장 무엇가 득이 되는 행동을 해보고 싶은 것이니까요. 그랬더니 하나의 기준이 떠오릅니다. 어떤 장면에서 실천하기 전에 보면 좋을 딱 하나의 문구라면? 그렇게 해서 생각한 문구가 바로 '멘티의 반응에 대해서만 코칭하는 전문가'입니다.
이 부분은 영상이 준 영감에서 나온 상상이기 때문에 영상과는 구분해서 쓰려 합니다. 다시 말해 빠르게 떠오른 영감을 문구로 변환하는데 초점을 맞췄는데, 제가 지어낸 문구 자체를 행동으로 바꾸기 위해 상상속에서 암묵적으로 설정한 맥락을 더 끄집어 내려고 합니다. 자세히 풀어나가기 이 그림을 한번 보고 가는 것이 도움이 될 듯합니다.
이 그림의 등장 배경이 바로 멘토링 과정입니다. 멘토와 멘티가 있었고, 멘토였던 제가 멘티였던 동료에게 '휘발성이라고 전제한' 제 경험을 들려주며 사고모형을 추출하도록 한 장면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벗어날 멘토와 함께 있지 않을 때, 의도된 경험을 만들어보라고 했죠.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경험설계(의도된 경험을 어떻게 해나갈지 정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자, 다시 영상에서 받은 영감과 위 그림을 연결해보겠습니다. 의도된 경험을 멘티가 다음에 해야 할 훈련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러면 영상에서의 주장을 제가 생각한 위의 틀에 맞춰서 해석(혹은 변형)해보면, 아래 문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축구에서) 멘티가 다음에 할 훈련을 떠올릴 수 있으려면 풍부한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멘티가 실수한 장면이 무엇인지 보거나 느끼는 상황에서 도와야 하고, 이렇게 하려면 코칭하는 전문가에게 따뜻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
코칭하듯이 하려면 멘티의 행동과정을 관찰해야 합니다. 그리고 문제점을 바로 지적하기 보다는 멘티 스스로가 느끼게 도와야 합니다. 그리고 전문성을 발휘해 멘터가 거칠게 정의한 문제를 좁혀나가도록 돕는 일을 할 수 있다면, 영상을 보고 얻는 것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다시 이어서 영상을 보겠습니다.
측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축구 이야기이지만 데이터를 활용하는 트레이닝이 주제이기 때문에 영감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 꽤 있습니다.
타게팅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그래서 무엇이 될 것이냐? 단시간에 폭발적인 주력을 발휘하는 공격수의 움직임과 90분 내내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해야 할 훈련은 다를 수 있습니다.
이 지점에서 문제 정의의 중요함에 대해 떠올려봅니다.
영사에서 출연진은 기본기를 중시하는 우리나라 축구 훈련 방식과 경기력을 높이는 유럽의 방식을 비교합니다.
그리고 허걱 하는 부분이 등장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Ubiquitous Language 개념이 유럽 축구 코칭계에 구현된 스토리가 등장합니다.
코칭의 결과가 잘 전달되려면 멘티의 언어와 멘토의 언어가 일치해야 합니다. 나아가 멘티가 조직내에서 성과를 내는 코칭을 하려면 멘토는 조직의 언어를 쓰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조직(특정 도메인의 하나)의 언어 통일이 왜 필요한지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Stay on the highway. 우리 말로 초점을 잃지 마라 정도가 될까요? (틀렸으면 교정해주세요.)
이 글을 쓰는 초점은 이 영상에서 본 힌트를 기록해두는 것입니다. 다만, 공개적으로 노출하기 때문에 정보 공해가 되지 않기 위해 다른 사람이 읽을 수 있는 수준이 되었으면 하고 시간을 쓰죠. 하지만, 독자를 위해 주제에 맞춰 일관성 있게 쓰기는 터무니 부족한 느낌입니다.
여기서 저는 Stay on the highway하기로 합니다. 이 글이 주제가 모호할 수 있지만, 제 목적이 한 편의 글이 아니라 아기발걸음에 대해 (굳이 쓰지 않아도 실천하는 나 말고) 다른 사람에게도 쓸모가 되는 콘텐츠를 발굴하는 일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원유 상태의 글도 견디고 인내해야 한다고 여기며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