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회 습작 Sep 12. 2022

경청을 다시 떠올리다

페북 지인들이 일깨워주는 지혜

한 페친님의 글이 '경청'에 대한 나의 각성과 부족한 노력을 반성하게 하여 글을 쓴다.


2012년의 각성을 다시 떠올리기

지난 5월에 쓴 <리더가 극복할 7가지 필수 스트레스 (下)> 편에서 '경청, 경청, 경청'이란 제목으로 쓴 과거 이야기에서 나를 각성하게 했던 분도 EunJong Park님 글에 등장하는 대표님과 유사한 모습이었다.

최근 만난 대표님 한 분은 간간히 질문만 하고 부담스러우리 만큼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하셨습니다. 분명 더 많은 경험과 소재가 있으셨겠지만 다른 이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에서 왜 좋은 회사를 이끄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나도 그런 그분 모습에 굉장히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고, 이후에 역시 페친님과 비슷하게 생각하고 각오했다.

상대로 하여금 많은 이야기를 하게 하는 것은 그 사람의 경험과 정보를 득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실천은 더뎠다. 벌써 10년 가까이 지난 5월 썼던 내용을 다시 본다.

오늘날의 리더는 말하기보다 듣기가 중요하다고 한다. 나는 일터에서 말하기의 분량이 압도적으로 많았던 사람인지라 과거의 나를 이겨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듣기의 중요성을 알고 꾸역꾸역 실천 중이니 언젠가 나도 청자형(Listener) 리더라고 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진짜 필요한 소리를 듣기 위한 조건

지난 1월 <스틸니스>에서도 경청을 위한 교훈을 알려주었다.

침묵하고 있을 때에야 비로소 '타인의 생각'을 들을 수 있게 된다

한동안 경청 능력을 잃었음을 깨닫고 복원할 때, 다른 사람이 말할 때 침묵을 유지하는 일이 어려웠다.

본인의 신경계에서 나는 소리와 혈액이 순환하는 소리였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깜짝 놀랐다.

번번이 명상에 실패한 나는 경험할 수 없는 내용이다.

귀 기울여 듣기 위해 멈춰 섰을 때 비로소 들리는 것들이야말로 세상에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아직 공감이 안 되는 것을 보면 경청을 위해 갈 길이 멀다.

짧은 시간이라도 입을 다물고 있으면 마침내 이 세상이 우리에게 하려고 했던 말을, 또는 우리가 스스로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들을 수 있게 된다. 침묵이 이토록 드물다는 건 그만큼 가치 있다는 신호다. 침묵은 우리에게 아주 많은 것을 가르쳐줄 수 있다. 우리는 이런 고요함을 두려워할 게 아니라 이를 붙잡아야 한다.


들어주는 것을 넘어 상대의 말을 끌어내라

다행한 점은 지난 2월 <어른답게 말합니다>를 읽고 배운 사실을 요즘 실천 중이라는 점이다.

경청만으로는 부족하다.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들어주는 것을 넘어 상대의 말을 끌어내야 한다. 말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대화 역량이다.

말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대화 역량이라는 마지막 문장에 울림이 있습니다. 저자는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합니다.

대화에 능한 사람은 두 가지를 잘하더라는 것이다. 바로 감탄과 질문이다.

육아를 하는 터라 나는 두 아이에게는 종종 감탄질문을 합니다. 부끄럽게도 그런 행동이 아이들에게만 향하고 있고, 그것도 항상 그러하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압니다.

대화를 잘하려면 경청, 공감, 질문, 이 세 가지를 잘해야 한다는 뜻이다.

'경청-공감-질문' 이 셋을 '머리-가슴-배'처럼 외우고 남의 말을 들을 때마다 떠올려봐야겠습니다. 습관이 될 때까지요.

대화라는 경주는 상대가 점수를 많이 내도록 도와줘야 이기는 게임이다. <중략> 상대방이 내 말을 잘 받아서 내게 다시 말을 던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말을 받고 던진다는 생각은 그간 수많은 대화를 하면서도 내심 TV에서나 나오는 행동으로 여긴 자신을 돌아봅니다.

자신을 내려놓아야 하고, 상대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아야 한다. 또 그것을 알았다 하더라도 다그치거나 재축해서는 안 된다. 스스로 말할 수 있게 편한 상태를 만들어줘야 한다.

자신을 내려놓고, 상대를 편한 상태가 되도록 해 주고, 그가 하고 싶은 말을 하도록 기다려 주는 일. 대화에 대해 새롭게 정의하는 듯합니다.

대화의 요체는 말하는 수사학에 있지 않고, 말을 듣는 심리학에 있다.

故김대중 대통령 말씀이라고 합니다.


경청해야 할 이유 중 하나

<호흡의 기술> 14쪽 내용에 밑줄을 쳤다.

귀를 기울였지만 집중할 수가 없었다. 집까지 5킬로미터 거리인데, 젖은 옷을 입은 채 자전거를 타고 어떻게 집에 가나 싶은 걱정 탓이다.

글을 읽으며 머릿속에 든 생각은 이렇다.

걱정이 나를 점유하면 들을 수가 없다.

걱정이 아니라 결론에 관심을 두고 있으면 상대의 말이 들릴 리가 없다. 최근 신수정 님이 쓰신 페북 글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다른 사람과 공감하기 그리고 배려 외에도 나를 위해 드는 능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들을 잘 돕는 훌륭한 교사, 목사, 코치, 교수, 사업가나 심리상담가가 막상 자신의 가족에게는 존경받지 못하거나 자신의 이슈에는 자신이 가르치는 방법론을 적용 못하는 경우가 많다. <중략> 왜 일까? 누구든 자신을 스스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 잘나고 똑똑하다고 여길수록 자신을 보기 더 어렵다.


또한, 리더 역할을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위치에 있다면 아래 문장은 마음에 두고 행동할 필요가 있다.

잘 나갈수록 자신의 모습을 비춰줄 누군가가 더더욱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독선적이고 오만해진다.


작가의 이전글 가족의 존재에 관심을 두는 행동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