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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Oct 09. 2022

'나'라는 바탕 낱말

내가 아름다움에 이르는 길

이 글은 최봉영 선생님이《내가 아름다움에 이르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페북에 쓰신 글을 보고, 스스로 묻따풀(묻고 따지고 풀어서)하는 과정을 기록한다. 선생님이 열거한 28개 바탕 낱말 중에서 <한국인에게 나는 누구인가>에 풀이가 있는 것부터 훑어본다.


말은 엮임으로써 저마다 뜻을 갖는다

먼저, 첫 번째 바탕 낱말은 '나'이다. 책 20쪽을 펼쳤다. <한국인에게 나는 누구인가>를 처음 읽을 때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던 문장이다.

사람이 하는 모든 말은 서로 엮임으로써 저마다 뜻을 갖는다.

그런데 몇 가지 이유로 이번에는 한 줄 문장을 두고 한참을 음미했다. 먼저 <월말김어준> 박문호 박사님[1]의 주관에 대한 설명이 떠올랐다.

주관이 생기면 바깥에 있던 대상물이 나와 관계를 맺기 시작한다. 그 전에는 바깥에 있는 사물이 자연환경으로 있는데, 주관이 생긴 이후부터 나와 관계를 맺는 대상으로 바뀐다. <중략> 내가 주관이 생기면서 환경의 입력들이 대상과 사건이 출현한다. 다마지오가 대상의 출현을 개체성의 우주가 생겼다고 표현했다. 대상이 생기기 전에는 배경이고 덩어리로 인식했다.

두 번째로 <개체(시스템)의 재설계와 경계의 변경>을 포함하여 맥락(context)을 다룬 다수의 글을 쓰면서 엮인 결과물을 맥락이라 부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2]


세 번째로 언어가 사회적 산물이란 점에 입각하여 주관에 투영된 객관까지 고려하면, 엮임은 사회적 작용까지 아울러 볼 수 있다. 최봉영 선생님의 도식이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말은 맥락 속에서 의미를 지닌다

당연한 말이지만, 습관화되어 있어 평소 의식하지 못한다.

홀로 떨어져 있는 말은 아무런 뜻도 가질 수 없다.

그래서, 종종 맥락 없이 말한다. 내가 대화가 어려운 지인들을 돕느라 <성공적 대화를 돕는 그림>을 그렸다는 사실이 그 반증이다. 나 역시 맥락 없이 대화하는 일이 종종 있지만,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대화하는 일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혼자 하는 말이 아니라 의사소통으로 확장하여 맥락의 필요성을 강조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하는 구호나 어구가 떠오르기도 한다. (괄호 안에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를 넣는다.)

Ubiquitous language (같은 말을 써야 맥락을 좁힐 수 있다.)

공통의 비전 


개체성의 우주

또한, 앞서 인용한 박문호 박사님 강의에 나온 디마지오의 표현 '개체성의 우주'란 말도 다시 소환된다. 덩어리에서 나눠지면 개체들의 관계망이 펼쳐진다. 개체가 정의된다는 말과 관계가 생긴다는 말은 동시에 생겨나는 두 가지 현상을 이르는 말일 수 있다.


주석

[1] 시간 구속을 벗어난 뇌, 사피엔스 되다

[2]  Application Context를 인용하고 싶었으나 개발자가 아닌 독자들을 배려해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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