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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회 습작 Dec 11. 2022

공감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배우는 것

<당신이 옳다>를 읽고 배운 내용 실천하기 4

그랬으면 하는 마음과 동시에 과연 그럴까 질문하게 되는 문장이다.

공감이라는 심리적 무기를 가질 수 있으면 사는 일이 홀가분해진다. 사람 관계에서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대폭 줄일 수 있다.

학창 시절 삼국지를 읽으며 유비를 따르는 이들을 의아하게 여겼는데, 그가 공감을 잘해서 그랬던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에 반해 나는 공감을 잘 못해서 공감할 수 없는 글이라 여겼다가도 내가 관계에서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음을 떠올렸다. 그들에게는 공감을 받고 있다는 의미일까? 반대로 내가 그들에게는 공감을 해주고 있는 것일까?


너를 공감하다 나를 만난다

공감은 감정 노동이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는 구절이다.

공감은 누가 이야기할 때 중간에 끊지 않고 토 달지 않고 한결같이 끄덕이며 긍정해 주는 것, 잘 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상대의 말을 듣다가 그 존재에 대한 느낌을 말해볼 수 있을까?

A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듣다가 그의 존재 자체에 대한 내 느낌을 표현한 말이어서다.

그렇게 공감하면 나를 만나는 것인가?

공감은 상대를 공감하는 과정에서 자기의 깊은 감정도 함께 자극되는 일이다. 상대에게 공감하다가 예기치 않게 지난 시절의 내 상처를 마주하는 기회를 만나는 과정이다. 이렇듯 상대에게 공감하는 도중에 내 존재의 한 조각이 자극받으면 상대에게 공감하는 일보다 내 상처에 먼저 집중하고 주목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따스하게 물어줘야 한다.

'내 존재의 한 조각'이라는 말이 마음에 든다. 내 생각이 아니고, 상대의 감정에 반응하는 내 존재의 한 조각은 기억에 남겨진 유사한 감정일까? 그런데 공감 중에 나에게 물을 수는 없고, 이후에 별도의 시간을 내어 스스로에게 따스하게 물어줘야 한다는 말일까?


언제나 내가 먼저다

공감하는 일은 응급실 당직 의사처럼 상대에게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 아니다. 그럴 이유가 하나도 없다. 의무가 되면 결국 내가 먼저 나가떨어진다.

의무가 아니라면 나를 위해서 해야 한다는 말일까? 아니면 자연스럽게? 문득 떠오르는 지인이 있다. 그에게 물어봐야겠다.

누군가를 공감한다는 건 자신까지 무겁고 복잡해지다가 마침내 둘 다 홀가분하고 자유로워지는 일이다.


찬찬히 물으며 함께 그 뒤를 바짝 따르다

거의 대부분을 두 아이와 함께 만나는 아내에게 공감하는 이미지를 상상하며 읽으니 어렵겠다는 생각부터 든다.

공감은 배워야 할 수 있는 것이다. <중략> 공감은 다정한 시선으로 사람 마음을 구석구석, 찬찬히, 환하게 볼 수 있을 때 닿을 수 있는 어떤 상태다. 사람의 내면을 한 조간, 한 조각 보다가 점차로 그 마음의 전체 모습이 보이면서 도달하는 깊은 이해의 단계가 공감이다.

그래도 찬찬히 물으며 뒤를 따르라는 표현은 용기를 준다.

열네 살 창민이 뒤를 따라가다 보니 어떤 느낌이 들어요? <중략> 누군가 자기 속마음을 꺼낼 때 거의 상황을 구석구석 잘 볼 수 있도록 거울처럼 비춰주면 상황은 빠르게 파악되고 이해된다. 이해가 되면 그에 합당한 감정과 공감이 절로 일어난다. <중략> 그 상황에 대해 세세하게 물어봐 주는 경우는 거의 없었을 것이다. <중략> 잘 모르면 우선 찬찬히 물어야 한다. 내가 모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시작되는 과정이 공감이다.

마지막 문장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섣불리 아는 척하는 습관이 내가 공감을 익히는데 방해가 될 듯하다. 그럴수록 꾸역꾸역 반복해서 배워야 한다고 다짐한다.


아는 척을 잠재울 좋은 팁이란 생각이 드는 문장이다.

보편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내가 잘 몰라서 그러는데..." 혹은 "내가 자세히 몰라서 너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까 봐 물어보는 건데..." 하는 단서를 달고 상대방의 상황, 마음에 대해 어떤 것이든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된다.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고 존중하고자 하는 기본적인 내 태도만 명확하게 전달이 된다면 혹시라도 적절하지 않은 질문을 해도 특별한 문제가 없다. <중략> 그런 마음이 전혀 아니라는 내 입장을 먼저 알려주고 시작하면 그다음부터는 걱정 없이 물어볼 수 있다.


다정하게 그러나 또렷하게 비춰주기

다이어트에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식이 요법이나 운동하는 방법을 몰라서가 아니다. 알아도 꾸준히 실천하기 어려워서다. 이 센터는 자기 몸을 계속 바라보고 의식하게 만듦으로써 단번에 목표에 도달했다. 자기 몸을 '거부감이 들지 않고 예술적으로 아름답게 그러나 또렷하게' 계속 떠오르게 해서 스스로 해결을 주도하게 만든 것이다.

잠시 공감에서 벗어나 나도 (다이어트가 필요해서) 집에 전신 거울을 비치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감의 원리도 같다. 질문을 통해서 상대의 상황과 마음이 거울에 비춘 듯 또렷하게 보이면 공감은 절로 일어난다. 공감을 받은 이의 속마음은 더 열리고 자기 기억이나 자기에 대한 느낌들을 더 잘 떠올리고 말하게 된다.

거울 비유는 어쩐지 기억하고 떠올리기 좋을 듯하다.

구석구석 비춰주는 거울처럼, 구석구석 빼놓지 않고 나를 담고 있는 누드 사진처럼 '거부감 들지 않고 다정하게, 그러나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공감 유발자다.

쉽지는 않아 보이지만 할 수 있어 보이는 일이니, 해보자!


지난 <당신이 옳다>를 읽고 배운 내용 실천하기 연재

1. 가족의 존재에 관심을 두는 행동하기

2. 우울과 무력감은 삶 그 자체일 뿐, 병이 아니다

3. 존재 증명을 위해 몸부림치는 그의 고통에 공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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