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 구독에서 일상 활용으로 5
<우리 회사가 정말 지지하는 가치를 무엇인가?>라는 기사에서 가치와 믿음을 대비하는 글이 나온다. 이 둘의 차이와 관계를 잘 이해하면 OKR 등의 도구가 지향하는 가치 정렬을 실현하는데 도움이 될 듯하다.
<우리 회사가 정말 지지하는 가치를 무엇인가?>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가치는 평가 기준일 뿐이다. 무언가를 좋게, 나쁘게, 혹은 중요하게 보는지 결정한다.
브런치에서 '가치'를 키워드로 내가 쓴 글을 검색해보니 무려 101개나 있었다. '가치'에 대해 생각하고 기록하기를 좋아하는 습관이 확인된다. 그리고 '가치'를 떠올렸더니 얼마 전 <커피기업 공정무역 기사로 시작한 즉흥 대화 기록> 편의 동기가 되었던 질문이 떠오릅니다.
왜 사업을 하십니까?
그 고민의 결과로 만든 간단한 기업 함수 정의가 있다. 앞서 말한 가치가 개인의 가치를 넘어 기업 내의 고유 가치로 내재화되고, 그것이 시장에서 증명이 될 때 기업은 지속할 수 있다.
저자는 가치와 믿음을 아래와 같이 구분했다.
가치를 추구하는 최종 지향점이고 믿음을 그런 지향점으로 이끄는 길이라고 생각하자. 창의성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사람이 둘 있다고 해보자. 첫 번째 사람은 창의성을 조용한 사색을 통해 얻는다고 믿는다. 두 번째 사람은 다른 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얻는다고 믿는다. 둘은 같은 목표를 갖고 있지만 매우 다른 방법으로 추구할 것이다.
둘을 구분하는 일이 중요한 이유를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믿음을 틀릴 수 있기 때문에 개선할 수도 있다. 개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하나는 다른 믿음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이다. <중략> 가치는 다르다. 성숙한 사람이라면 자신의 가치는 항상 자신에게 옳다. 가치를 '개선'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가치가 스스로 생각하는 '개선'의 의미를 정의하기 때문이다.
날카로운 구분이다. 반면에 일상에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은 (아마도 나를 포함하여) 이 둘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는다. 내가 이를 기록으로 남기는 노력이 이 둘을 구분하고 활용할 수 있는 데 도움을 줄 지는 미지수다.
기사에서는 이후에 가치 정렬 방법을 설명하며, 다섯 단계의 순서가 있는 프로세스를 설명한다.
1. 모든 조직 구성원의 개인 가치를 확인하라
2. 전략에서 주요 우선순위를 확인하라.
3. 전략에 기여하고 개인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가치 '후보'를 찾아라
4. 가치 후보를 평가하라.
5. 최상위 후보를 정리해 최종 조직 가치 세트를 만들어라.
기사의 앙꼬는 이 부분이지만 당장 내가 활용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어서 내가 인상 깊게 본 부분에 대해 기록해보자.
나는 자신이 다니는 회사 혹은 다니던 회사나 동료들을 비난하면서, 그 회사의 윗사람이 지시했거나 원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그들의 말과 행동은 앞뒤가 맞지 않지만, 마치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는 듯이 행동한다. 기사에서 다음 문장을 볼 때 이런 경험이 떠올랐다.
마법으로서의 가치는 사람들을 소외시키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는 당연한 일이다. 어디서 일하든 사람들은 일방적으로 강요되는 가치를 원하지 않는다.
오늘날에도 도처에서 작동하는 주술적 힘을 확인할 수 있다. 인간의 두려움을 활용하여 사람을 움직이는 행위를 나는 '미신'이라고 부르는데, 역사적으로 굉장히 강력하게 쓰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미신은 회사에 대한 믿음이나 일상의 통념 어디에도 있다. 내가 '반직관을 수용하고 현실을 그대로 보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가능한 미신(迷信)이나 잘못된 편향의 영향을 덜 받기 위한 노력이다.
나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경영자나 중간 관리자들을 보며 '유기체'라는 말을 습관처럼 해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유기적인 움직임을 배운 계기는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의 경험이다. 정확히 말하면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은 나에게 유기적인 협력에 대해 알려주었다.
그러나, 유기체가 조직으로 힘을 얻는 경험은 2016년부터 배웠다고 할 수 있다. 뛰어난 개발자가 아니라 조직 그 자체가 유기체로 힘을 내는 법은 단연코 북경에서 배웠다. 이를 연상시키는 문장이 기사 말미에 등장한다.
가치가 잘 정렬되면 강력한 힘을 낸다. 회사의 전략에 기여하고, 직원들에게 진정한 연결성을 제공하고, 더 나은 그룹 성과와 더 높은 직원 만족을 위한 토대를 다진다.
성공하는 조직이 갖춘 역량이 그렇다는 말이다. 우리는 모두 사람이기 때문에 베스트 프랙티스라고 무조건 따라 해서 이식할 수는 없다. 이를 지적하는 내용이 기사에도 등장한다.
동일한 가치를 다른 은행에 적용하는 것은 조직 적합성을 확인하지 않고 심장 이식 수술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
현실에는 협력을 위한 대화에서 스트레스를 받은 일상을 겪는 이웃들이 존재한다. 그들과 대화하다가 <성공적 대화를 돕는 그림>을 고안하기도 했다. 둘 사이에서도 공동의 이해의 토대를 구축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것이 기본이다. 같은 가치를 목표로 하고 믿음을 맞춰가는 일이 비전을 수립하는 일과 다른 일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강화해주는 내용이 기사 곳곳에서 보인다.
직원들이 모두 같은 가치를 추구하면서 같은 방향을 지지하는 것이 훨씬 좋다. <중략> 다양성의 이점을 달성하려면 정렬을 이뤄야 한다. <중략> 조직문화는 그 중심에 가치와 믿음, 그로부터 파생된 행동 규범으로 구성되며 조직의 성공에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피터 드러커의 <경영의 실제> 102쪽에 나오는 문구 인용으로 결론을 대신한다.
기업은 사람들의 공동체다. 따라서 기업의 성과는 사람들의 성과다. 그리고 사람들의 공동체는 공통의 신념에 기초해 설립되어야 하고, 공통의 원리를 준수함으로써 그들이 단합하고 있음을 표현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사람들의 공동체는 마비될 것이고, 활동하지 못할 것이고, 그 구성원들에게 노력해 줄 것을 그리고 성과를 올릴 것을 요구하지도 또 획득하지도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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