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동화책이 나에게 말했다

그림동화 속 나의 이야기

by 탤미

당연한 이야기지만, 동화책 읽기는 순전히 나의 아이를 위해 시작되었다.
아이에게 잠자는 건 좋고, 기분 좋은 일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동화책을 읽어주기를 시작한 것이다. 낮잠을 자거나 저녁잠을 청할 때, 하루 일과의 갈무리를 맺어주기 위해 그림 동화 읽어주기는 아이의 침대옆에 늘 함께 있는 동반자였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글도 적고, 내용도 단편적이어서 읽어주는 재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아이가 점점 크면서 글밥도 제법 생기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다양해지자 아이뿐만 아니라 나 역시 즐겁게 몰입하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의 동화책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동화책은 아이에게만 말을 건 것이 아니라, 읽는 나에게도 말을 걸었다.



“장난감은 함께 놀 때 더 재밌는 거야.”

"열심히 해야 무엇이든 잘할 수 있는 거란다."

"걱정하지 마. 언제나 테디가 너의 침대 밑에서 너를 지켜줄게."

"나쁜 말을 들은 사람들은 나쁜 기분을 가지고 또 나쁜 말을 했어요."

"다른 친구들에게도 딱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나에게 물었다.

“너는 어때? 나의 이야기 말이야.”

마음 한켠에 잠자고 있던 어린 내가 움찔하기도 하고, 채 성장을 끝내지 못한 20대의 젊은이가 조심스레 고개를 내밀었다.
그러다 보면 지난날 회복하지 못한 못난 마음에 간지럼을 태우는 것이다. 그럼 이내 난 끙끙 앓은 사람처럼 곤히 자는 아이 방을 나와 동화책을 곱씹으며 옅은 미소를 짓곤 했다.

누구에게나 있었고, 이제는 지나쳤지만 또 마주해야 할 ‘현재의 나’를 동화책을 통해 바라보게 되었다.

그러니 이제는 더 이상 아이만을 위한 동화책은 아니게 된 셈이다. 나를 위해 또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위로와 용기, 그리고 추억을 엿볼 기회를 주는 매개체가 될 것이다.

고로 여전히 동화책은 나에게 말을 걸고 있다. 분명 그 첫마디는 이럴 것이다.


“아휴, 기다리느라 힘들었네, 이제 시작해도 되는 거지?”(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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