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아시아나항공 : 지구를 사랑한 비행] 편
얼마 전 00 치킨이
'동물복지로 키운 닭'을 이야기한 적 있었다.
동물복지? 이게 뭐지? 했었다.
하지만, 어제 마트에서 계란을 살 때
동물복지 단어가 적힌 제품을 샀다.
동물복지가 뭐지? 검색해 보면,
"'친환경' 인증이 가축을 소비하는
인간의 입장에서 만들었다면,
'동물복지' 인증은 동물의 입장에서
그들의 쾌적한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
이 단어 안에도 우리 사회의 달라진 시선이 담겨있다.
친환경 대비 동물복지 개념에 무척이나 동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마음 한 켠이 불편하다.
어차피 잡아먹을 거면서 "복지"라는 말을 써도 되나?
복지라는 말이 좋은 연상을 가져다주기는 하나,
그 복지의 끝이 '식용'이라면 모순적인 거 아닌가?
누군가 어떤 목적을 갖고 잘해줄 때는 조심해야 한다,
아니 누군가 잘해주면 혹시 뭔가 다른 목적은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동물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육식을 포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단어가 적확한가?
친환경보다, 동물복지보다 더 좋은 단어는 없을까?
'동물복지'라는 단어를 붙여 부르는 것도
말속에 '생각'이 담기기 때문이고,
그보다 더 적확한 단어를 찾아보는 것도
말속에 '해야 할 행동'까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직 단어는 아니지만
내용만큼은 '진짜 동물복지'로 생각되는,
아니 그 이상이라 느껴지는 일이 있구나 싶었다.
광고주 : 아시아나항공
만든 이 : TBWA / 유병욱 CD/ 이하영 외 AE/
유대얼 감독
'동물들을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보낸다'
사람들을 위해 옮겨둔 자리에서 살게 두지 않고,
사람을 위한 어떤 목적 속에 살게 하지 않고,
동물들이 원래 살던 곳으로 보내서 살게 하고,
원래 살던 습성대로 살게 만든다는 것.
동물원이 그렇지 않나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 쇠창살에 가둬둔 환경이면,
그 안에서 감쪽같은 조경과 신선한 사료를 준다 한들,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보내는' 것보다 나으랴 싶다.
이런 것이 '진짜 동물복지' 아닐까?
또한, 이 광고 영상 속에 담긴 시선이 다르다.
그동안은 유기견과 동물을 불쌍하게 보여주고
우리가 잘해줘서 좋아졌다고 광고했을 법한데,
지금은 불쌍하게 보는 시선이 아니라
그들과 같은 입장에서 더욱 친근하게 보고
마음을 움직여 동참하게끔 하고 있다.
겉으로 확 드러나지는 않지만,
동물을 보는 시선의 차이가 만들어낸 결과로 본다.
무엇이든 광고를 제작할 때면
그 활동 안에 있는 의미를 깊게 고민해야 하는데,
이처럼 시선과 관점을 달리 할 때 발견이 많아진다.
가깝고 디테일하게 혹은 멀고 거리감 있게 등
레이디스 and 젠틀맨 and 하프문 블랙베어
and NamBang 빅 돌핀즈, and dda. o. gi.
Welcome aboard.
보내준다. 있어야 할 곳으로.
그건 아시아나가 잘하는 일이니까.
그래서 모셨죠.
태산이, 복순이를 고향 제주로.
반달 가슴곰은 드넓은 미국의 보호소로.
따오기는 우포늪으로. 흰 코뿔소는 과천으로,
그리고 댕댕이는 바다 건너. 새로운 가족에게로.
지구를 사랑한 비행. 아시아나항공.
Better flight. Better Tomorrow.
광고적으로는 ESG 캠페인, 사회공헌 캠페인일 터.
광고인이 이런 광고를 만들 때는
사회공헌 활동이 기업의 사업영역과 다른 경우가 많아
어떻게 활동과 기업을 연결시키지?
어떻게 활동뿐 아니라 기업까지 떠오르게 만들지?
고민스러울 때가 많다. 실패할 때도 많다.
억지로 연결하다가 한계에 부딪힐 때가 많다.
물론 항공업이 교통수단으로써만 아니라,
화물도 옮기고 동물도 이동시키겠지...
유추는 가능하지만, 아직 낯설다.
아시아나 항공과 어떻게 연결시키지?
하지만 이 광고 영상에서는 항공업은 물론,
아시아나 항공을 아주 영리하고 강하게 붙잡고 있다.
공항과 비행기, 기장의 멘트부터 센스 있다.
여권사진을 축으로 다양한 동물과 활동을 꿰고 있다.
여행 다닐 때마다 익숙한 경험 속에
새로운 뉴스를 잘 담아내고 있다.
후반부에는 브랜드의 주장이 아니라 증명된 것이라며
실제 활동 사진을 팩트로 보여주어 신뢰성을 더한다.
재미, 의미, 브랜드 연계, 신뢰까지…
아시아나항공 브랜드의 역할과 존재감이 뚜렷하다.
영상 초반부터 브랜드를 주인공으로 하여,
활동과 의미까지 이해도 쉽고, 공감도 깊다.
나아가 항공업의 영역이라고 여겼던 인식을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범위까지 더 크게 확장시킨다.
사회공헌 활동을 브랜드 이미지로 잘 옮겨서
브랜드로 성공적인 착륙시켰다.
비행기 탄다 하면 신난다!
매일매일 오늘도 타고 싶다.
그 비행기에 저렇게 귀여운 동물들이
함께 타고 그들이 좋아하는 곳으로 간다면
'지구를 사랑한 비행'에 적극 동참한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지구를 사랑한 비행" 타이틀 밑에
만든 이들의 회사/이름이 영화크레디트처럼 적혀있다.
그동안 광고에는 없던 시도.
짧은 광고시간에 엄두도 못 냈던 일.
광고를 만든 사람들의 자부심을 높이는 일.
내 이름 박히는 일에 소홀할 수 없어서
그 광고에 진심을 더 하게 만드는 일.
응원하고 싶고, 이런 시도에 감사하다.
본 광고의 인용이 불편하시다면,
누구든, 언제든 연락 주세요. (출처: tvc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