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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리 Mar 18. 2024

프리랜서 첫 걸음

저번 주, 몇 개월 만에 친구들을 만났다. 이렇게 본격적으로 외출하는 것도, 이야기하는 것도 그만큼 오랜만이라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있는 건 나에게 충전이 된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되는 만남이기도 했다. 다들 20대 후반이 되었고, 중반의 끝무렵에 있어도 여전히 뭘 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 만큼은 명확하게 답을 말할 수 없다. 아마 앞으로도 정해진 답은 나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다가 요즘도 공부하냐는 말에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있는 한 가지에 대해서 말하게 되었다. "나는 회사랑 안 맞아." 말을 하면서 더 단단해 지는 것 같았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회사랑 맞지 않다기 보다는 단체 생활에 맞지 않는다. 제대로 된 직장 생활을 하필(?) 백화점에서 하게 되어서인지, 사람이 모였을 때 겪을 수 있는 웬만한 경험은 어지간하게 다 하고 퇴사하게 되었다. 그래서 더더욱 직장생활에 학을 뗀 것인지 모르겠다.


내가 내리는 결정에 대한 책임을 나 혼자 지는 것과 다른 사람과 함께 지는 것은 너무나도 다르고, 혼자만의 잘못으로 끝내도 되는 일을 같은 동기라고 연대 책임 마냥 묶이는 것도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물론, 내가 하려고 하는 프리랜서 일도 경력이 쌓이면서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어지게 되면 여러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협업을 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작은 경험들에 따르면 내가 좋아하고 원해서 이루어진 협업이나 단체 생활은 그렇게 괴롭지 않았다는거다. 혹은, 스트레스 받는 상황이 생길지언정 내가 견뎌내야 끝난다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괴로워할 시간에 해결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이 달랐다. 그래서 프리랜서로 일을 해야겠다는 마음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그리고 미뤄두었던 공부를 드디어(!) 다시 시작했다.




AI 분야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지난 스토리에 적어놨었다. 나의 그림으로 하고 싶은 작업들은 현재 내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느긋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최소 1년은 그림 그리는 습관을 만들고, 나만의 그림체와 분위기를 만들면서 어떻게 AI를 활용하여 확장 시킬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어쨋든 가장 중요한 것은 각각의 AI 프로그램에 대한 기능과 어떤 작업을 어떻게 했을 때 내가 원하는 결과물이 나오는지 연습하고 알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전자책과 강의로 기초지식을 최대한 쌓으려고 한다. 뭐든지 일단 해보는 게 가장 좋겠지만 성격상 아무것도 모른채 무작정 하는 것보다 최소한의 정보라도 입력한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번주는 전자책 2회독, 강의 2회차 끝내기를 목표로 잡았다.



사실 지금도 AI로 어떤 작업을 하고 싶은지 스스로도 헷갈린다. 하고 싶은 분야는 있지만 그 분야에서 어떤 스타일, 분위기 등으로 만들어서 나만의 독창적인 작업물을 쌓아갈 것인지 고민 된다. 사실 이런 고민도 지금 내 실력으로는 쓸데없는 고민이라는 걸 안다. 어떤 AI가 있는지, 어떤 기능이 있는지, 어떻게 활용하는지, 이런 작업에는 뭐가 좋은지 아무것도 모르면서 나만의 스타일을 고민하고 있다니…


결국,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건 공부 뿐이다.


이번 주 목표 책과 강의 각각 2번씩 보기와 이번 달 목표 주력으로 사용할 프로그램과 하고 싶은 작업, 분야 찾아내기를 중점으로 생각하면서 공부하려고 한다. 처음에는 이것저것 건드려보면서 다 해봐야 하겠지만 어차피 이 길을 걸어가기로 정한 이상, 그만두기 전까지는 평생 배움을 놓을 수 없다. 좀 더 익숙해지고 나서 새로운 게 생길 때마다 하나씩 늘려가기로 하고 올해에는 원하는 분야와 작업 스타일에 맞춰 한두가지 프로그램을 정해서 집중적으로 파고 드는 것으로 계획을 잡아보려고 한다.


다음 달 부터는 SNS에 작업물도 올리면서 포트폴리오도 쌓고, 공모전, 전시, 작가 활동 등 다양하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준비하려고 한다. 나에게 오는 기회를 잡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오지 않는 것도 오게 만드는 힘은 뭐든지 할 수 있다는 마음과 그것을 실천하는 행동력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게 필요한 것들은 반드시 온다. 만약 오지 않는다면 내게 오지 않아도 상관없는 것들이다.


요즘 좋아하는 구절이다. 나는 내게 오지 않아도 상관없는 것들도 스스로 정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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