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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옹이버스 Dec 31. 2017

낯선대학, 컨텐츠

낯선대학의 운영 리포트 2

목차

1. 낯선대학, 그 시작

2. 낯선대학, 컨텐츠(현재글)

3. 낯선대학, 힘의 비밀

4. 낯선대학, 그 결과는




살아있는 간접 경험, 1년 50개의 강의, 그리고


앞서 말했듯, 50여 명의 총천연색 사람들이 모여서 진행하다 보니,

정말 다양한 삶에 대한 간접경험을 하게 된다.


구성원들을 가장 크게 분류하자면,

- 회사의 일원인 그룹과, 내가 회사인 그룹.

- 인문계와 예체능계.


한 업에서 십여 년 일하고 나면, 나도 모르게 나의 사고방식, 기본적인 행동방식도 그에 맞추어 세팅된다.

업의 스트럭쳐가 확연히 다른 서로에 대한 인사이트와 이해의 과정이,

1년에 걸쳐, 수업을 통해, 술자리를 통해, 다양한 방식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진행되었다.


간접경험이면서도 화면이나 책 넘어 간접이 아닌,

얼굴 보고 눈 맞추며 얘기하고, 공감하는 간접 경험.


아, 이런 세상이 있었구나.


낯선대학 2년, 100 시간의 강의



수업 전, 15분 정도,

오랜만에 온 사람들, 특별한 이슈가 있었던 멤버들의 근황 토크를 진행했다.

그리고 두 명의 강의를 들은 후, 3교시인 술자리가 이어지는데,

보통은 강의를 진행한 두 명을 중심으로 못다 한 이야기와 궁금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기본이 되었고,

함께 할 수 있는 일, 도와줄 일, 도움받을 일 등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가 이어지기도 했다.

강의는 최대한 나에 대해 알리는 시간이 되었으면 했다. 그래야 서로 간의 의미 있는 네트워킹에 정보가 될 수 있을 테니.

초반에 수업을 한 사람들은 일찍 본인을 알려서 좋고,

후반에 수업을 한 사람은, 이미 어느 정도 아는 사이가 된 후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100인의 이야기는 고스란히 영상으로 기록했고,

1기의 경우는 인터뷰도 문서화해서 남겼다.


많은 이가,

- 내 인생을 남에게 이렇게 이야기해 본 적은 처음

- 태어나서 지금까지 돌아보고, 나의 기록을 찾아보고, 정리해 본 적은 처음

이라고 했다.

내가 들은 그의 인생 이야기는, 그도 처음 세상에 공개하는 이야기였다.



경험, 이벤트, 네트워킹


수업은 강의장에서만 이뤄지지 않았다.

맥주회사 마케터는, 맥주 체험장으로 초대했고, 그날 함께 발표였던 소리꾼은 술판에 어울리게 소리 공연을 펼쳤다.

피아니스트는 공연장으로 불렀다. 설명과 더불어 바흐를 연주했고, 바이올리니스트, 첼리스트 친구들을 불러 협연을 보여줬다.

텐트가 쳐져있는 건축사무실에서 건축이야기와 나를 설레게 한 여인들의 이야기도 들었고,

한여름 이태원의 옥상에서 힙한 분위기 속에 별을 바라봤고, 합정의 옥상에서는 맥주를 마시며 기타 연주를 들었다.

책과 음반을 파는 공간에서 백일장이 열리기도 했고, 작업실에 모두 모여 손바느질로 이어폰 홀더를 만들기도 했다.

다 같이 가사를 만들고, 한 명이 곡을 만들어, 낯선 대학 공식 로고송도 나왔다.


아래 사진은 모두 '수업' 의 풍경이다.(2장 빼고)



공식적인 행사는 수업 이외에 아래와 같이 진행된다.

- 3월 입학식 : 낯대 소개와 나의 발표날이 정해진다.

- 4월 엠티 : 초기에 바짝 친해질 수 있는 계기 마련

- 7월 올출(all 출석) 데이 : 그간 출석이 저조했던 분들도 다시 한번 시작할 수 있는 모두 모이는 기회 마련, 이 행사에서 학생회장 선거를 진행함. 학생회가 구성되면서, 스텝에서 학생회로 자연스럽게 주도권을 넘김.

- 12월 졸수송(졸업/수료/송년회) :  낯선대학 한 해의 마무리 파티. 졸업증서를 수여하고 낯선대학 한 해의 리포트를 발표.


모두 업을 가졌으므로, 행사들은 효율적 진행이 관건.

이제 느낌 아니까. 진행하는 입장에서도 즐거울 정도만, 핵심만 준비한다.

나머지는 사람이 채운다. 우리는 사람이 전부니까 :)

물론, 쉽지만은 않았다. 수고스러운 부분도 많았고, 고민되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핵심은, 우리는 즐겁기 위해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것. 괴로워지기 시작하면 잘못된 것. 돌아보자.


그 외에도 엄청난 번개와 만남이 이뤄졌다.

대규모로 모이는 체육대회, 플리마켓, 트래킹, 캠핑 등도 있고, 

소규모 독서모임, 문화공연모임, 지역 모임, 점심 모임, 술자리.... 

온라인으로 재테크방, 영어공부방, 명상방, 운동방....


만나고, 공유하고, 얘기하고, 또 만났다.

이들을 이렇게 불타오르게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요술램프


'한 사람 주위에 50인이 있다면 굶어 죽지 않는다'는 말이 있단다.

30~40대 사회생활에 왕성한 시기. 50여 명을 한데 모아놓으니, 딱 떠오른 단어가 있었다.

지니의 요술램프.

낯선대학의 단체 톡방에 무엇이든 던지면 반드시 답이 나왔다.


- 배우 OOO과 연결 가능하신 분?

- ㅁㅁㅁ회사 마케팅팀에 아는 분 있으신 분?

- 이번 밸런타인데이에 이벤트 하려는데 어떤 플젝으로 해볼까요?

- 백내장 수술, 어디가 잘하나요?

- 지금 순천이예요! 점심 어디서 먹으면 좋아요?

- 급하게 공연자가 펑크 났어요. 이 규모 정도에 공연 가능한 분 구할 수 있을까요?

- 저 일주일만 일할 사무실 구할 수 있을까요?

- 가로 2미터 세로 4미터 풍선 조형물에서 레이저를 발사하고, 지나가는 시민의 행동을 감지해서 음악을 틀고 싶어요. 어떤 업체 컨택해야 하죠?

- 우리 회사 전산팀이 예산을 이렇게 가지고 왔는데, 적절한 거 맞나요?

- 저 책 나와요, 표지 1번이 나아요 2번이 나아요? 문구는 괜찮나요?

- 저 을지로예요. 우울해요. 술 푸실 분?


50명의 힘은 상상보다 컸다.

한 사람의 속에는 그의 직업만 있지 않았다.

그의 취미, 그의 여행, 그의 친구, 그의 고향, 그의 관심사와,

그가 경험한 음식, 패션, 문화, 그의 철학과 그의 감정이 있었다.

한 사람이 오면 우주가 온다는데, 50개의 우주가 소통하고, 너의 우주가 나의 우주와 연결되는 과정이었다.

이 우주들은 왜 이렇게 쉽게 열려서 연결될 수 있었을까.



콜라보레이션


2년간 엄청난 콜라보레이션이 일어났다.

두 회사가 이벤트를 만들기도 하고, 한 명이 한 명의 포스터를 그리기도 하고,

두 사람이 만나 공연을 하고, 두 사람이 만나 음식점을 차리고,

한 명이 한 명의 짐을 보관해주고, 한 명이 한 명의 세무를 도와주고,

표지 사진을 찍어주고, 행사에 섭외하고,

업체를 연결해주고, 사람을 소개해주고, 입점을 도와주고,

떼로 몰려가서 한 사람의 공연을 보고, 책 표지를 골라주고, 문구를 다듬어주고,

구인을 도와주고, 구직을 도와주고, 표를 팔아주었다.


실질적인 콜라보레이션도 있었지만,

감성적인 영향력도 큰 한 축이었다.

우리는 서로 응원하고, 지지하고, 축하하고, 위로했다.

생일에는 50명이 축하인사를 퍼부었다.

파업에는 마음으로 함께했고, 아프면 위로했고, 좋은 소식은 경쟁하듯이 퍼 날랐다.  

왜 이들은 돕고 돕고 도왔을까.




이들은 왜 불타올랐고, 왜 이리 마음을 쉽게 열었으며, 돕고 돕고 도왔을까.

다음 글에서, 그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목차

1. 낯선대학, 그 시작

2. 낯선대학, 컨텐츠(현재글)

3. 낯선대학, 힘의 비밀

4. 낯선대학, 그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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